[Oh!쎈 초점] '어게인', 예능 명가 MBC 흥행작 이어갈까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19 10: 42

올 상반기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가왕’의 연이은 흥행을 터뜨린 MBC가 ‘어게인’으로 또다시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된 두 프로그램 모두 ‘어게인’과 마찬가지로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된 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기 때문.
‘어게인’은 옛 명작 속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동창회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 차인표, 송윤아, 이계인, 박준규, 박상면, 홍경인, 최종환, 윤용현, 현영 등 지난 1999년 방송된 드라마 '왕초'의 주역들이 함께 했다.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촬영 하던 중 생긴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분명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기억하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수년이 지난 후 다시 재회하는 장면을 직접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포&애프터 상영회’ 코너에서 멤버들이 당시와 똑같은 모습으로 극 중 장면들을 다시 연출하는 시간을 가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규 편성되기에 애매한 면도 없지 않다. 파일럿 때부터 획기적인 콘셉트로 화제를 모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가왕’과 달리 ‘어게인’은 2회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은 첫 방송분 전국기준 시청률 3.7%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추억 회상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그것만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웃음도, 감동도 모두 밋밋한 토크 또한 개선돼야할 부분이다. 콘셉트가 동창회라 그런 걸까. 처음엔 반갑고 신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빵빵 터지는 웃음 포인트 없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흥미를 잃게 된다. 주연 배우들에게만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도 아쉽다.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이가 어우러져 추억을 회상을 훈훈함을 기대했는데 16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 밖에서조차 주·조연이 나뉜 느낌이다.
이제 2회를 마치고 정규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어게인’. 여러 가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졌지만 고작 2회만으로 프로그램의 진가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소위 ‘황금기’와 같은 시대를 보낸 역대 MBC 드라마의 주역들을 만나 그 당시를 회상하는 포맷은 버리기에 아까울 터.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와 안정된 포맷을 장착한 뒤 연이은 MBC의 흥행에 한 몫을 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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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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