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에서 에필로그는 의외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주로 본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을 밝혀주는 이 부분은 반전의 효과와 더불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에서도 어김없이 에필로그가 등장했다.
이날 에필로그의 주인공은 다시 한 번 준모(차태현 분)였다. 그는 끈질기게 동사무소에 민원을 넣었다. 예진(공효진 분)이 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가로등을 고치기 위함이었다.
앞서 예진은 새로 이사를 온 집에 가로등이 고장 났다며 승찬(김수현 분)과 준모 앞에서 염려를 표했다. 승찬은 예진을 위해 작은 손전등을 선물했고, 예진은 집으로 들어오는 길, 이를 사용하며 그의 섬세한 배려를 떠올리며 좋은 기분을 느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가로등이 수리돼 환하게 불이 켜진 것. 예진은 “동사무소에 민원을 넣으면 갈아주지 않느냐”며 자신을 걱정하던 승찬을 떠올렸고, 그가 자신을 도운 것이라 짐작하며 웃었다.
반전은 이를 이뤄낸 것이 승찬이 아닌 준모라는 점이었다. 염려하는 예진에게 “넌 얼굴만 밝은데 내놓고 다니면 안 위험하다”, “민원 얼른 넣어라. 안보이면 위험하다. 너는 얼굴이 보여야 한다”라고 농담을 했던 준모는 사실 뒤에서는 예진을 걱정해 줄기차게 민원을 넣고 있었다.
이는 많은 이들에게 준모와 예진이 러브라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예진이 승찬의 요청으로 데이트를 한 후 에둘러 그의 마음에 대해 거절의 의사를 밝힌 상황. 예진은 승찬에게 “네가 너무 착하고 따뜻하고 멋있어서 내가 너무 미안한데 어떻게 하느냐? 네가 나를 그렇게 그런 눈으로 보고 있으면 너무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더 미안한 쪽을 버리라”고 했던 막내 작가 다정(김선아 분)의 충고와도 맞물리는 부분. 뿐만 아니라 예진과 헤어져 집으로 가는 승찬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정도 매듭이 지어졌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한 회를 앞두고 있는 ‘프로듀사’는 그간 에필로그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특히 지난 6일 방송된 8회에서는 준모가 승찬이 찬 공을 막아내는 장면이 그려져 시청자들 사이에서 마지막 예진과 연결되는 사람이 준모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지를 받았었다.
더불어 준모와 예진 뿐 아니라 승찬과 신디(아이유 분)의 결말 역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신디는 승찬을 짝사랑하고 있고, 승찬이 하는 작은 말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설렘을 느끼고 있다. 과연 러브라인의 결말은 어떻게 정리가 될까? 마지막 한 회가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프로듀사'는 야근은 일상,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KBS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순도 100% 리얼 예능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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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