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비수사'가 실화가 주는 감동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극비수사'는 지난 19일 하루 동안 약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틀 연속 '쥬라기월드'를 제압,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이어나갔다.
14년 만에 돌아온 '쥬라기' 시리즈의 새 작품, '쥬라기월드'를 '극비수사'가 물리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윤석-유해진 콤비의 열연도 물론이거니와, 실화가 주는 감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극비수사'는 1978년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던 사건,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실제로 메가폰을 잡은 곽경택 감독이 영화 '친구2' 시나리오를 위해 취재를 하던 중 듣게 된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유괴사건을 경찰과 도사가 해결했다는 것이 가능할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만 이것이 실제 사건이라는 점은 그 갸우뚱을 끄덕임으로 만들 만큼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현실에서 이처럼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
도사가 아이의 사주를 보고는 "보름 후에 유괴범한테 전화가 걸려올 것이다"라고 예측하는 것도, 아이를 살리기 위해선 공길용(김윤석 분) 경찰의 사주여야만 한다는 예언도, 언뜻 보면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이 모두가 사실이라는 점은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하다.
물론 영화의 모든 내용이 실제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만큼 어느 정도의 각색은 필요, 극 중 유해진이 연기한 김 도사의 출신이나 김 도사가 경찰에게 끌려가 고문을 받는 장면들이 그렇다.
하지만 경찰과 도사가 힘을 합쳐 유괴된 아이를 찾아낸다는 기본적 구성이 철저하게 실제 이야기를 따르고 있기에 영화가 주는 감동은 배가 된다. 곽경택 감독이 "실화가 주는 묵직함은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듯, 그 감동의 묵직함이 '쥬라기월드'라는 어마어마한 공룡을 잡아낸 힘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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