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하가 '불후의 명곡' 우승을 또 한 번 하며 총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제껏 9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알리와의 격차는 3개차로 줄였다.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 리메이크 명곡 특집 2부로 꾸며졌으며 가수이지훈, 정동하, 포맨, 바리톤 서정학, 호란, 세발까마귀 등이 1부 우승자인 이정에 맞섰다.
2부 첫 무대는 호란이 꾸몄다. 데뷔 11년 만에 최근 솔로로 변신한 호란은 산울림의 '너의 의미'로 첫 포문을 열었다. '너의 의미'는 최근 아이유의 리메이크로 화제가 됐던 곡. 무대에 오른 호란은 특유의 몽환적인 목소리로 저음과 고음을 오가면서 삽시간에 모든 관객을 매료시시키며 매력적인 무대를 완성시켰다.
다음 무대는 발라드 듀오 포맨(신용재, 김원주). 그들이 택한 곡은 故 박성신의 '한번만 더'. 이미 나얼, 이승기의 리메이크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곡이다. 6개월 만에 돌아온 포맨은 둘 만의 하모니를 무대에 화려하게 수놓았다. 김원주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불어넣은 감성은 신용재의 고음으로 폭발하며 풍성함을 더했다.
객석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포맨은 그 결과 1부 우승을 차지한 뒤 파죽의 3연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던 이정을 꺾었다. 이정은 앞서 지난주 1부에서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불러 호평을 받았던 터. 명곡판정단 심사결과 431점을 받은 포맨은 앞서 414점을 얻은 이정을 제치고 이날 첫 1승을 올렸다. 또한 이는 포맨 역대 최고기록이기도 해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이변이 발생했다. 신예 힙합 트리오 세발까마귀는 신중현 '빗속의 여인' 무대를 꾸몄다. '빗속의 여인'은 김건모의 리메이크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곡. 멤버 원의 속사포 랩은 물론, 이펙킴의 놀라운 비트박스, 그리고 훈 제이의 고음 보컬까지 어우러지며 열정으로 꽉 찬 '빗속의 여인'을 재탄생시켰다.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출연자들은 "슈퍼루키의 탄생이다"고 다같이 흥분했고, 호란과 이정은 "팬클럽에 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조장혁 역시 "팬클럽 고문을 맡고 싶다"고 호감을 표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이변. 앞서 431점이라는 역대 자신들의 최고 득점으로 1부 우승자 이정을 꺾고 안심하고 있던 포맨은 명곡판정단 점수 434점을 획득한 세발까마귀에 발목을 잡혔다. 첫 출연에 434점이라는 고득점으로 1승을 추가한 세발까마귀의 결과에 모든 이들은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또 한 번의 '슈퍼루키 탄생'을 지켜봤기 때문.
다음은 월드 클래스 성악가 바리톤 서정학이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첫 무대로 정훈희 '꽃밭에서' 무대를 꾸몄다. 서정학은 첫 무대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묵직한 음색으로 '꽃밭에서'를 독특하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노래가 끝난 후 호란은 "몸 전체를 악기로 만들어서 연주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인간의 극한을 완성하는 것을 눈 앞에서 봤다. 경연과 상관없이 영광스럽다"고 자신이 느낀 감동을 전했다.
서정학은 아쉽게 앞서 유쾌한 무대를 꾸몄던 힙합 트리오 세발까마귀 명곡판정단 점수 434점을 넘지 못하고 1승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슈퍼루키 세발까마귀를 또 다시 저지한 것은 정동하였다. 정동하는 박상태의 '나와 같다면' 무대를 꾸몄다. 앞서 김장훈의 리메이크로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곡.
이날 유독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던 정동하는 무대에 오르자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알고 있던 '나와 같다면'을 모두 지워낼 정도로 강렬한 무대였다. 정동하는 차분하게 시작했다가 결국 폭발적인 고음으로 무대를 장식해 객석을 열광케 만들었다.
이제까지 '불후의 무대'에서 총 5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정동하는 무대에 오르기 전 알리의 9번의 우승 트로피 기록을 듣고 견제하며, "목숨을 걸고 해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던 바. 결국 첫 등장에 환상적인 무대를 꾸몄던 '슈퍼루키' 세발까마귀를 명곡판정단 점수 439점으로 이기며 1승을 추가했다.
마지막은 이지훈이었다. 그룹 S가 아닌 솔로 첫 단독 출연인 이지훈은 나미의 '슬픈 인연'으로 맞섰다. 이지훈은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감미로운 무대를 꾸몄지만 아쉽게 정동하의 벽을 넘는 데 실패, 정동하의 최종 우승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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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