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리텔’ 진부한 마술쇼? 빙구 이은결이 깨버린 편견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21 07: 17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또 다시 대어를 건졌다. 요리에 이어 이번에는 코믹마술쇼다. 백종원이 재밌는 요리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면, 이은결은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친근한 웃음기가 가미된 마술쇼로 시선을 강탈했다. 어린 시절부터 숱하게 봤던 진부한 마술쇼를 예상했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이 재기발랄한 마술쇼가 안방극장에 웃음을 빵빵하게 선물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그야말로 마술사 이은결의 재발견을 위한 방송이었다. 보통 마술쇼가 신기하고 화려한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은결은 편견을 확 날려버렸다. 거대한 무대 장치나 특별한 장비 없이 끈이나 막대기로 간단하게 보이지만 숙달된 기술이 필요한 마술을 보여줬다.
여기에 과장된 표정 연기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코믹마술쇼의 새 장을 열었다. 너무도 진지한 목소리로 목이 분리된 것 같은 연기를 펼친다든가, 코에 막대기를 집어넣는 것처럼 보이는 묘기를 보여줬다. “마술은 연기력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마술을 펼친다든가, 웃음이 잔뜩 가미된 쇼로 시선을 끌었다.

이날 이은결의 쇼가 재밌었던 것은 기존에 숱하게 봤던 카드 마술이라든가 분리 마술이 아니었기 때문. 야외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그가 평소 보여주던 환상적인 마술보다는 재밌는 예술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이은결의 자유자재로 움직이는(다소 웃긴) 표정이 화려한 마술 못지않게 흡인력이 높았다. 흥이 넘쳐 개그맨을 넘보는 재밌는 표정을 짓는다든가 너무도 진지하게 상황극을 만들어 일명 ‘초딩작가’에게 어색한 연기를 시키는 구성은 예상 외로 매력적이었다.
네티즌이 흔히 말하는 ‘병맛(병신 같은 맛)’ 매력이 충만했기 때문. 여기에 키가 작다는 이유로 ‘키가 초딩이다’라고 소개한 초딩작가와의 재밌는 호흡까지 만들며 요리로 방송 대세로 떠오른 백종원을 넘보는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종원은 음식 맛을 보는 일명 기미작가와의 즐거운 투탁거림이 재밌다. 초딩작가는 너무도 해맑게 이상한 동작을 시키는 이은결의 주문에 당황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이은결이 재출연을 한다면 초딩작가 역시 기미작가와 마찬가지로 카메라 안에 자주 등장할 듯 보인다.
이은결이 다른 마술쇼에서 보여줬던 정석 마술을 보여줬다면 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을 터다. 이미 일주일 전 실시간 방송에서 재밌다는 입소문이 탔던 이은결의 ‘마리텔’ 방송은 제작진의 편집을 거친 후 더 빛을 발했다.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는 그의 코믹마술쇼는 4연승이라는 백종원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었다. 다소 힘을 빼고 유쾌함을 입힌 이은결과 제작진의 선택이 옳았던 것. 
한편 현재 ‘마리텔’은 백종원의 인기와 더불어 우리가 잘 몰랐던 스타들의 색다른 매력을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 트레이너 예정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타게 됐고, 방송인 김범수는 폭풍 수다 본능과 소통 대가의 모습으로 재미를 선사하며 재발견의 스타가 됐다. 홍석천 역시 짓궂은 댓글에도 유쾌하게 방송을 이어가는 재치로 호평을 받았다. 스타들 뿐 아니라 제작진의 웃음 가득한 자막과 편집은 매회 화제가 되는 중. 스타들의 방송을 돕거나 웃음장치로 활용되는 기미작가, 극한직업PD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jmpyo@osen.co.kr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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