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 심지어 딸까지 자신을 외면하는데 본인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나도 피해자다”라며 아무 잘못이 없단다. ‘여왕의 꽃’ 이형철이 딸을 버린 과거도 모자라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뻔뻔함으로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 연출 이대영 김민식) 29회에서는 결혼 전 낳은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는 서인철(이형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인철은 친딸 강이솔(이성경 분)을 길러준 양순(송옥숙 분)을 찾아가 “내 딸 유라(고우리 분)가 이솔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볼 수 없다”며 “솔직히 내가 무슨 책임이 있냐. 부득부득 우겨서 세상에 내놓은 게 누군데. 나는 낳자고 한 적 없다. 나도 피해자다”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당신 원하는 대로 멀리 사라져 주겠다”는 양순에게 “정말 떠날 거냐. 언제 떠날 거냐. 돈은 얼마든 주겠다”라며 인면수심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그의 모습은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등 돌리게 만들었다. 인철에게 자신 말고 또 다른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라는 철저하게 그를 무시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아빠가 다 끝냈다. 깨끗이 정리했다”는 인철에게 “같은 하늘 아래 아빠 핏줄이 살아 숨 쉬는데”라며 어이없다는 듯 답했다.
이에 인철이 “말해지 않았냐. 아빠, 딸 너 하나 밖에 없다. 평생 살면서 마주칠 일 없는 남이다”라고 전했지만 서유라는 “정말 아빠랑 같은 방안에서 숨 쉬는 것도 힘들다”라고 차갑게 말하고 자리를 뜰 뿐이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인철의 변명이 오히려 유라의 화만 돋운 것.
인철이 친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양순의 입을 막기 위해 1억 원을 건넨 사실을 아내 혜진(장영남 분)에게 들킨 것. 이에 혜진이 “1억이라는 돈을 어디다 쓴 거냐. 여자 생겼냐”고 의심하자 “여자의 여자도 꺼내지 마라. 여자라면 진저리가 난다”고 도리어 역정을 냈다. 뿐만 아니라 “그 돈 당신 혼자 번거냐. 나도 벌었다. 내가 1억 쓸 자격도 없냐. 내 돈 내가 썼으니 당신은 신경 쓰지 마라”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이형철이 연기하는 ‘서인철’ 캐릭터는 자신이 버린 딸을 남이라고 칭하는 것도 모자라, 그를 숨기기 위해 1억 원을 건네 놓고도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억울한 태도를 취하며 보는 이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방송 말미 혜진이 경찰을 통해 사라진 1억 원이 양순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거짓말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을 예고해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가 자신이 버린 딸과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주말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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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