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드라마를 시도한 KBS 예능국의 실험은 일단 성공했다. ‘어벤져스급’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뭉친 끝에 만들어낸 성공이었다. 남은 것은 시즌2의 제작여부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는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미니시리즈 드라마와 비교할 때 비교적 짧은 방송 기간이라 아쉬움이 많았다. 이는 시즌2 제작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
이에 대해 ‘프로듀사’ 한 관계자는 OSEN에 “시청자의 요청은 있으나, 아직 구체화할만한 단계는 전혀 아니다.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프로듀사’의 제작은 처음부터 하나의 실험이었다. 지상파에서는 시도된 적 없었던 예능드라마를 예능국에서 도전하기로 한 것 자체가 안에서도 밖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드라마국이 아닌 예능국에서 예능드라마를 만든다고 하자 “뻔한 시트콤이 될 것”이라는 예측들도 등장했다. 이 같은 우려들을 깬 것은 박지은 작가의 합류였다.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성공시키며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오른 박지은 작가가 ‘개그콘서트’를 성공시킨 서수민PD와 함께 기획을 하자 이번 드라마에 대한 신뢰도는 커졌다. 이어 차태현과 공효진이 합류했고, 김수현과 아이유가 뒤를 따르며 실험적인 시도는 꼭 성공시켜야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됐다.
결과는 좋았다. 방송 초반 연출자가 바뀌는 등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드라마’라는 정체성에 맞추기 위한 조정기간이 있었지만 ‘프로듀사’는 리얼한 방송국의 풍경과 몰입을 높이는 러브라인의 적절한 사용으로 매회 시청률이 상승하며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
초반부터 광고는 완판 됐고, 드라마의 판권이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 팔리는 등 상업적인 가능성도 높아 예능국 내부 분위기를 고무시켰다. 방송 전에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온 취재진이 함께 참석하는 등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당시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주연 배우들은 ‘프로듀사’의 시즌제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되면 출연 가능성이 있다. 또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써준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필수조건은 박지은 작가-서수민PD-표민수PD의 팀플레이가 돼야할 것이다. 함께 첫 번째 ‘프로듀사’를 조율하고 만들어 성공시킨 만큼 이들의 노하우가 절실하다. 출연배우들은 내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네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그린다면 네 배우를 다시 캐스팅해야한다. 혹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시즌별로 콘셉트를 바꿔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배우들을 캐스팅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시즌2는 구체화될 수 있을까? ‘프로듀사’는 하나의 대표 드라마로 생존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프로듀사'는 야근은 일상,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KBS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순도 100% 리얼 예능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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