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된 시선, SK 돌파구는 뛰는 야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1 09: 04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다. 하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타격이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는 SK도 여기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외부의 지적은 물론 내부에서도 공통적으로 통감하고 있는 명제다. SK가 당초 구상대로 기동력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는 20일까지 32승31패1무(.508)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고 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1위를 달렸으나 타선 침체, 선발투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순위가 미끄러졌다. 5할 승률은 어떻게든 지켜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임은 분명하다. 다만 낙담할 만한 성적도 아니다. 1위 NC와의 승차는 5경기, 4위 넥센과의 승차는 3경기다. 연승 한 번이면 다시 치고 나갈 수 있다.
마운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SK는 4.19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삼성(4.13)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KIA(4.43)까지는 다소간 격차가 있다. 채병룡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불펜은 건재하고 구성원 전체가 한 차례씩 바닥을 찍은 선발진도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결국 관심이 모이는 부분은 타선이다.

SK 타선은 2할6푼5리의 팀 타율을 기록, 리그 6위에 머물고 있다. 장타력이 떨어지고 득점권 타율도 신통치 않아 체감적인 수치는 더 떨어진다. 타격은 주기가 있고 김강민에 이어 최정까지 복귀하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존재한다. 그러나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치는 것’을 맹신해서는 5월 말처럼 또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 결국 뛰는 야구가 조합되어야 한다.
한 해설위원은 “NC의 경우는 9명 중 5~6명 정도가 뛸 수 있다. 무사 2루에서도 기습번트로 상대 내야를 흔든다. 실패해도 1사 3루, 성공하면 무사 1,3루, 실책이라도 나오면 1점이다. 하지만 SK는 이런 점이 부족하다. 안타 3개가 나와야 득점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실제 SK는 올 시즌 뛰는 야구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다. 도루는 49개의 팀 도루는 리그 8위다. 선두 NC(98개)의 딱 절반이다.
이 해설위원은 “그나마 빠른 선수라고 해봐야 이명기 박계현인데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가장 센스가 뛰어난 조동화는 확고한 주전이 아니다. 이재원 정상호가 같이 투입되는 날은 기동력에서 꽉 막힌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뛰는 야구가 안 되다보니 치는 야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치는 야구가 안 되는 날은 득점 루트가 꽉 막히는 흐름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 SK는 단독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부족하고 진루타시 2루에 도달할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벤치에서는 런앤히트 작전 등으로 돌파구를 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작전 성공률도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종합하면 SK의 가장 큰 고민은 방망이보다 기동력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타선은 짜임새를 더할 수 없다.
이는 김용희 SK 감독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취임 당시 ‘뛰는 야구’를 모토로 내걸었던 김 감독이다. 이명기 박계현 김강민 조동화 최정 등을 앞세워 과감한 베이스러닝의 야구를 펼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김강민은 무릎 부상으로 5월 말에야 복귀했고 최정은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이명기 박계현은 출루율이 떨어지거나 도루 실패가 잦았다. 오히려 흐름만 끊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김 감독은 한동안 뛰는 야구에 대한 구상을 접기도 했다.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경기만 더 꼬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구상을 재추진할 시점을 잡고 있다. 무릎에 대한 부담이 있는 김강민이 점차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고 최정도 다음주에는 복귀가 점쳐진다. 이명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3루 베이스 코치를 바꾼 것도 이런 것과 연관이 있다. 조 알바레즈 코치가 수비를 맡고 조원우 코치가 3루 베이스로 자리를 옮겼다. 김 감독은 “알바레즈 코치나 조 코치나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지도자들이다. 하지만 의사소통 측면에서 조 코치가 좀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보직을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뛰는 야구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20일 삼성전을 앞두고 단행한 1군 엔트리 변경도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다. SK는 이날 박윤을 1군에 올리고 백업 포수였던 허웅을 2군으로 내려 보냈다. SK는 정상호가 주전 포수로 나서는 날은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뛰어 제 3의 포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허웅과 김민식을 번갈아가며 1군에 올리기도 했다. 만약 새 포수가 등록되지 않는다면 정상호 이재원 중 하나만 라인업에 올리는 날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브라운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조동화나 박재상을 투입할 수 있다. 기동력 강화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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