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극한알바를 통해 '코끼리 아빠'라는 별명을 얻은 박명수와 정준하의 운명이 갈렸다.
안심하던 박명수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고전하던 정준하는 마지막에 환희를 맛봤다. 이같은 사소한 사건을 통해 '무한도전'은 사람의 인생은 알 수 없다는 교훈을 안겨줬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배달의 무도를 위한 '세계로 가는 장학퀴즈'가 열렸다. 이날 우승자에게 여행지까지 가는 왕복 항공권이 선물로 주어졌다. 주인공은 의외로 정준하. 퀴즈가 진행되는 내내 0점을 유지하던 그는 마지막 퀴즈로 300점을 얻어 1등을 차지했다. 반면 박명수는 "길라이를 잘 만나고 오라"는 멤버들의 덕담 아닌 덕담을 받으며 아프리카로 다시 떠나게 됐다.
이날 해외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연을 받은 나라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이었다. 이 곳은 특별히 돌림판의 두 곳을 차지했다. 가장 먼저 정준하가 나라 이름이 적힌 돌림판을 돌린 가운데 유재석은 "아프리카에 다시 가서 도토에게 다시 인사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 긴장을 높였다.
베팅 결과 유재석이 아프리카, 정준하는 남아메리카, 정형돈과 광희는 유럽, 하하는 아시아, 박명수는 북아메리카에 각각 당첨됐다. 운명의 여신이 정준하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남아메리카에 떨어졌다.
이어 멤버들은 퀴즈를 맞히기 전 유재석의 의욕 넘치는 자기소개로 부담감이 배가됐다. 이들은 오버 섞인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특히 막내 광희는 형들에게 뒤쳐지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점수를 땄다.
맏형 정준하는 자기소개부터 문제를 푸는 동안 하하의 '도토 흉내' 디스로 무시당하기도 했다. 코끼리 코를 한 채 정준하에게 다가가 그를 보기 좋게 놀렸다.
유재석은 맞히면 두 배의 점수를 따낼 수 있는 찬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대륙 바꾸기'라는 운명이 걸린 뽑기권을 획득했다. 유재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전깃불이 밝혀진 곳을 맞히면서 결국 대륙을 바꿀 기회를 얻었다. 그의 손에 멤버들의 운명이 달려있었다.
유재석이 뽑은 연두색의 종이에는 '박명수'라는 세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길라이 아빠의 운명이 결정된 것. 박명수는 망치에 머리를 맞은 듯 당황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반응으로 좋아했다. 정준하는 "도토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약을 올리기도 했다.
유재석이 240점으로 항공권에 접근했지만 반전은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마지막에 "점수를 높이자"는 제안을 하며 승부를 걸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도 예능적 재미를 위해 도박을 건 것. 덕분에 정준하가 해외 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신청을 얻은 음식 '간장 게장'을 맞히며 1등으로 떠올랐다.
박명수와 정준하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유재석에게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왕복 항공권을 획득하며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역시 '무도' 속 인생사는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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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