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가 지상파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
'프로듀사'는 지난 20일 방송된 12회 '장수예능프로그램의 이해' 편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프로듀사' 마지막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전국 기준 17.7%, 수도권 기준 17.9%,를 기록했다.
'프로듀사'의 가장 큰 미덕은 실험정신이다. 지상파에서는 시도된 적 없었던 예능드라마를 예능국에서 도전하기로 한 것 자체가 신선한 시도였던 것. 그 만큼 우려도 컸다. 드라마국의 곱지 않은 시선도 분명 존재했고, '자사 예능국 홍보 드라마', 혹은 '뻔한 시트콤'을 예상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실 '프로듀사'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는 작가섭외력이 꼽힌다. 서수민 PD가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성공시키며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오른 박지은 작가를 섭외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는 평이었다.
캐스팅 역시 박지은 작가의 힘이 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주인공들이 '프로듀사'를 선택한 데에는 작가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컸고, 김종국의 출연 같은 경우도 작가의 인연과 신뢰감이 바탕이 됐다. 한 배우 관계자는 "대본을 읽었을 때 정말 놀랄 정도로 재미있어 출연을 안 할 수 없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주연 배우들은 제작발표회에서 '프로듀사'의 시즌제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되면 출연 가능성이 있다"라며 "또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써준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 입을 모으며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란 점이 이 프로젝트의 프리미엄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마냥 스타작가라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박지은 작가는 예능 출신이다. 그렇기에 예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있었다.
'프로듀사'는 첫 회의 우려를 벗고 시청률 상승세를 타다가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예능드라마에서 예능이 아닌 드라마에 방점을 찍기에는 아직도 모자람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캐릭터가 아닌 실존 인물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는 것도 사실이다. 50여명의 카메오가 이 드라마를 드라마 이상의 드라마로 만들어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 답습인 러브라인, 악역, 개연성 부족한 억지 인연 등의 이른바 '메뉴얼'을 탈피한 참신한 작품이 나왔다는 점도 인정되야 할 부분이다.
'프로듀사'가 성공적인 한류 콘텐츠가 될 지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고 하나의 거대 프로젝트성 기획물이었지만, 꼭 예능드라마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이 같은 크로스오버 시도가 앞으로 지상파에서도 꾸준히 이뤄질 것이란 생각에 관계자들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한 지상파 예능국에서는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논의된 바 있다.'프로듀사' 마지막회에도 대사를 통해 등장했듯 예능국의 콘텐츠는 시청자들이 원할 때까지는 끝나지 않는다. 유난히 예능에서 이른바 '복제' 프로젝트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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