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의 적은 클레오파트라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6.22 06: 48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타인이 아닌 과거의 자신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복면가수들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니다. 그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앞서 들려줬던 노래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주기 때문이다.
클레오파트라가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를 무찌르고 3연승을 달성, 6대 가왕자리에 올랐다. 앞서 1·2대 가왕으로 사랑 받은 황금락카 두통썼네(에프엑스 루나)도 3연승 문턱에 올랐었지만 좌절됐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새 기록을 쓴 것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은 준결승전에 진출한 복면가수 4인과 5대 가왕 클레오파트라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클레오파트라에 도전한 이들은 킬리만자로의 표범, 빙수야 팥빙수야, 파송송 계란탁,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다.

이날 가장 먼저 표범이 무대에 올라 부활의 '희야'를 불렀다. 차분하지만 애절한 음색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뒤를 이어 팥빙수가 빅마마의 'Break away'를 선곡했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표범이 73대 26표로 최고점을 득표해 다름 라운드에 올라갔다. 이어 팥빙수가 얼굴을 공개했고 배우 현쥬니로 드러났다.
그녀는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면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을 표현할 길이 없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계란탁은 엠씨더맥스의 '행복하지 말아요'를 불렀다. 부드러운 음색으로 음정, 리듬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와 겨루는 어머니는 정인의 '미워요'를 선곡했다. 긴장한 탓에 중간에 한 번 박자를 놓쳤지만 끝까지 감정선을 잘 잡아나갔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어머니가 19표 차로 계란탁에 승리했다.
계란탁은 아이돌그룹 빅스의 켄. 그는 "아쉽다"는 짧은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복면가왕'의 장점은 능력 있는 아이돌 발굴에 적극적이라는 것. 켄은 이 방송을 통해 실력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3라운드는 표범과 어머니의 대결. 많은 사람들을 이긴 만큼 두 사람의 실력은 대단했다. 표범은 휘성의 'with me'를, 어머니는 김태우의 '사랑비'를 불렀다. 노래를 들은 5대 가왕은 "제가 노래 부를 거 생각하지 않고 즐겼다. 아주 잘 봤다"고 평가했다.
결국 어머니가 판정단에게 13표를 더 받아 클레오파트라와 마지막 대결을 펼치게 됐다. 2주 만에 무대에 오른 클레오파트라는 담담했다. 그는 바비킴의 '사랑 그 놈'을 맛깔나게 불렀다. 숨소리마저 노래의 한 구절로 만드는 뛰어난 가창력을 소유했기에 그가 왜 가왕인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을 살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예상(?)하고 있다. 다 알면서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는다. 암묵적 동의다. 이제 그들에게도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중요하지 않다. 그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은 바람이 간절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가 복면을 조금만 더 늦게 벗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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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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