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과 엄현경이 갑작스러운 이별을 했다. 어제까지 너무 달달했던 커플의 이별에 시청자들은 갸우뚱했다. 너무 대놓고 경수진을 밀어주는 전개가 아닌가. 그러고 보니 엄현경 말대로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없었던 두 사람이다. ‘토사구팽’ 당하는 엄현경이 짠해진다.
21일 방송된 KBS 주말극 ‘파랑새의 집’에서는 태수(천호진)의 악행을 알게되는 지완(이준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영환(남경읍)은 지완에게 태후산업 장부를 조작한 사람이 태수인 것 같다고 의심한다. 이어 그는 “너에게 회사 문제를 덮어씌워 놓고 없는 일인 듯 덮었던 것도 이상하고, 그런 너를 미국으로 발령낸 것도 이상하다. 장회장(천호진)의 평소 경영 스타일과 너무 다르다”고 말한다.
영환의 말에도 끝까지 태수에 대한 산의를 저버리지 않았던 지완은 결국 태수를 테스트한다. 태수에게 전화를 걸어 “신회장(남경읍)이 누군가 장부를 조작했다고 하더라. 오늘 신회장을 만나 장부를 넘기고 전문가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고 했다. 지완은 이 전화 후 태수가 걸리는 게 있으면 장부를 훔치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예상대로 태수는 지완의 자리에 있는 장부를 훔치기 위해 급하게 회사로 오고, 그 모습을 본 지완은 충격과 절망에 빠진다.
그동안 자신을 아들처럼 잘해준다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뒤로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된 것. 지완은 미국으로 같이 발령났던 미진(엄현경)을 찾아가 “미국 같이 못 갈 것 같다. 대신 당신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미진은 지완의 마음을 거절하며 “나 기다리지 마라. 당신과 만나는 동안 외로웠다”고 이별을 고했다.
자신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너무 천천히 다가오는 지완에게 답답함을 느꼈던 미진. 심지어 미진은 지완과 영화관 데이트도 한 적 없다. 이날 처음으로 영화관을 가려고 했던 두 사람. 미진은 “결국 당신과 영화관은 못 가네요”라고 씁쓸한 모습을 보였다.
지완과 미진의 이별로 희망을 가지게 된 사람은 영주(경수진). 지완을 짝사랑해왔던 영주는 이날도 지완이 미국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마지막으로 선물을 준비했다. 집 앞에서 지완을 기다렸지만, 지완은 영주를 보자마자 급한 일이 있다고 가버리고 영주는 선물의 ‘선’자도 꺼내지 못한 채 뒤돌아서야 했다.
그동안 짝사랑하느라 힘들었던 영주의 마음도 불쌍하고, 지완과 잘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이렇게 급작스러운 전개를 펼치면서까지 두 사람을 이어줘야 했나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영주와 지완을 연결시켜주려는 작가의 꼼수가 너무 들여다보여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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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