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고 있었던 배우 장영남의 매력이 '여왕의 꽃'을 통해 다시 피어났다. 소름 돋는 명연기로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알리고 있어서다.
장영남은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 연출 이대영 김민식)에서 명진클리닉 산부인과 의사 최혜진을 연기하고 있다. 서인철(이형철 분)과 결혼해 서유라(고우리 분)를 낳아 행복한 가정 생활을 유지해왔지만 하루 아침에 이혼의 위기에 놓였다. 인철이 결혼하기 전 친딸이 있었다는 과거가 밝혀진 것. 또 그가 거액 1억으로 이 사실을 입막음 하려했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21일 방송된 '여왕의 꽃' 30회는 최혜진의 감정 변화가 두드러졌다. 남편의 돈 문제로만 알았던 그녀가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의 진실을 알았기 때문. 특히 외도를 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남편이었기에 충격이 배가됐다. 이날 혜진은 남편이 이솔을 키워준 양순(송옥숙 분)에게 1억을 줬다는 것을 알고 그의 가게를 찾았다.
그러다 딸과 양순의 대화를 들으면서 남편이 결혼 전 딸을 낳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엄마에게 비밀로 하려던 유라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양순은 이솔을 찾으려는 혜진에게 동정심이 생겨서 데려다가 키웠다고 털어놓으며 상처를 주지말 것을 간곡히 요구했다.
인철은 아내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평소에 안하던 짓까지 했지만 혜진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솔의 번호를 알아내 만남을 가지면서 복수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인철도 유라를 통해 이솔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복잡한 이들의 관계의 매듭이 어떻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드라마는 강이솔(이성경 분)이 친엄마 레나정(김성령 분)을 만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면 모녀의 애정이 부각될 전망이다. 인철이 과거 레나정의 남편이자 이솔의 아빠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버리고 재가했다. 현재 레나정과 이솔은 선생과 제자 관계인데 혜진의 폭주로 곧 밝혀질 전망이다.
고학력자로 자존심이 대단한 혜진은 다혈질에 냉혈한이다. 자신을 막는 인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차없이 쳐내기 일쑤. 착한 얼굴을 가진 배우 장영남이 혜진을 만나면서 표독스러워졌다. 사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다정한 엄마가 많았다. 영화 '국제시장' '늑대소년'에서 자식을 위하는 애정 깊은 엄마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제대로 변신을 감행했다. 핏대를 세운 채 연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이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장영남은 '여왕의 꽃'에서 숨져졌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세련되고 도도한 이미지도 이끌어냈다. 거칠고 난폭한 혜진의 캐릭터가 장영남을 다시 보게 만드는 중이다.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가 자신이 버린 딸을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주말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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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