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주연 ‘손님’, 사상초유의 대규모 쥐떼 CG '살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6.22 11: 28

오는 7월 9일 개봉하는 영화 ‘손님’(김광태 감독)이 극중 등장하는 쥐떼 장면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영화의 중요한 메타포로 나오는 쥐떼 CG가 리얼하게 완성된 것까진 좋았는데 이게 자칫 관객들에게 혐오감을 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손님’에 참여한 후반작업 업체들에 따르면, 극중 떠돌이 악사로 나오는 류승룡이 피리를 불 때마다 마을의 숨어있던 쥐들이 운집하는데 이 장면을 위해 제작진이 두 달이 넘도록 CG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완성된 이 장면이 건장한 40대 남자들이 봐도 고개를 돌릴 만큼 불편하고 혐오스럽게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감독의 오더와 시나리오대로 작업한 결과이지만 막상 화면에 구현된 쥐들이 소름 끼칠 정도로 불편해 제작진과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담당자들이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는 전언이다. 흥행을 위해선 20대 여성 관객을 움직여야 하는데 쥐 때문에 준비해둔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 모르겠다는 난처함이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 시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신선하고 무서운 영화’ ‘배우들의 연기가 빛났다’라는 호평도 나왔지만 ‘쥐 때문에 주위에 권하고 싶진 않다’는 반응이 여럿 포함돼 제작진을 바싹 긴장시킨 것이다.
 고민이 가중되는 건 쥐떼가 극중 내러티브 전개상 반드시 필요한 설정이라 임의대로 편집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드라마의 심각한 훼손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의 한 관계자는 22일 “판타지 공포라는 장르에 맞게끔 쥐떼를 대거 등장시켰지만 이것 때문에 흥행에 지장을 받을 것 같다는 말 못할 고민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편치않은 심경을 내비쳤다.
 ‘손님’은 1950년대 의뭉스런 기운이 감도는 산골 오지 마을을 찾아온 피리 부는 불청객과 마을 주민들 간에 벌어지는 약속에 관한 공포물이다. 류승룡이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마을에 출몰하는 정체불명의 쥐를 소탕해주는 악사 우룡 역을 맡았고, 이성민과 이준이 우룡과 대립하는 마을 촌장과 후계자로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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