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별그대' 전지현이 영화 '암살'로 돌아온다. 흥행 보증수표 최동훈 감독의 180억원대 최신작이다. 여기서 전지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한 작품에서 한 배우가 두 명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1인 2역은 발군의 연기력과 내공이 필요한 역할이다. 오랫동안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다 '도둑들' 이후 연기파로 탈바꿈한 전지현, 그의 이번 변신은 또 어땠을까.
이번 암살에서 전지현은 ‘도둑들’(2012) 최동훈 감독과 다시 만났다. 뽀빠이 이정재와도 재회한다. 고난도 1인 2역을 소화하기 위한 무대와 지원 조건 등은 완벽하게 갖춰진 셈이다. 전지현은 극중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독립군 여전사 옥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바로 이 옥윤이 일란성 쌍둥이 자매 가운데 한 명이고 옥윤은 암살 임무 수행중 저격대상자의 집에서 자신과 똑닮은 누군가를 발견한다. 당연히 그 역시 전지현이 맡아 연기했다.
‘암살’의 한 제작진은 최근 OSEN 측에 “전지현씨가 맡은 옥윤은 친일파 거물을 처단하는 비밀 결사 요원 저격수”라며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제거 대상의 집에서 자신을 꼭 빼닮은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쌍둥이 자매”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줄거리를 공개할 순 없지만, 옥윤이 딜레마에 갇히는 상황을 위해 감독이 심사숙고해 만들어낸 설정"이라고 했다.
전지연의 1인 2역이 사실상 '암살'의 핵심이나 다름없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일란성인 만큼 외모는 똑같지만 목소리와 표정, 제스처 등은 순간순간 미세하게 달라야 해 매우 정교한 연기가 필요했는데 매번 재촬영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하게 디테일을 살려냈다"고 OSEN 칼럼니스트에게 전언한 것.
제작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촬영 현장 분위기는 좋았고 최 감독이나 전지현 양측 모두 만족해 웃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속을 들여다보면 전지현의 생애 첫 1인 2역이 기대 이상으로 잘 빠졌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전지현은 22일 서울 강남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암살' 제작보고회에서 단발 변신이 화제를 모았다는 질문에 "헤어스타일보다 총을 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많이 했다. 저격수이기 때문에 액션이 자연스러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습을 많이 했던 거 같다. 현장에서도 초반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는데 점차 나아지더라. 나중에는 오늘 총 좀 쏴야 겠다고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말했다.
'엽기적인 그녀'로 신데렐라에 오른 후 꾸준히 미녀 톱스타의 지위를 이어가는 전지현이 '암살'에서 최소한 1인 2역과 화끈한 총질이라는 두 가지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까지 매 작품마다 인상 깊은 캐릭터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최동훈 감독부터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오달수, 조진웅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의 조합까지 올 여름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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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