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 최대 수혜자? KBS 예능국 맞고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6.22 16: 47

  KBS 2TV에서 모처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선보였던 실험극 '프로듀사'가 20일 종영했다. 드라마 결말처럼 시청률도, 시청자 반응도 완벽한 해피엔딩. 말 그대로 '프로듀사'를 만든 KBS 예능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제발 신원호 나영석 PD랑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KBS 예능국 '프로듀사'의 제작 관계자 한 명이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첫 회가 방송을 타기도 전 일이다. '프로듀사'는 끝났고 상황은 달라졌다. 벌써부터 시즌 2를 보여달라는 시청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물을 수 있겠다. 친정 KBS를 떠나 케이블 tVN으로 옮긴 뒤 대박 행진중인 이명한-나영석-신원호에게 쌓였던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않았느냐고.
처음에는 우려가 컸다. ‘개그콘서트’ 신화를 만든 박중문 국장-서수민 CP가 다시 손을 잡았지만 KBS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가 어디 쉬운 일인가. 이명한 라인이 tvN으로 가서 ‘코미디 빅리그’ ‘응답하라’ ‘삼시세끼’ ‘꽃보다’ 등 연속으로 홈런을 때릴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 가운데 하나는 그곳에서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이란 틀을 벗어나 케이블로 옮기니 재기 넘치는 예능PD의 손발을 묶었던 족쇄가 풀릴 수밖에. 물론 신 PD는 ‘응답’ 제작 전 캐스팅 단계에서 기획사들로부터 KBS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찬밥 대우를 받았다고 하소연한 바 있다.

우려만큼 기대도 많았다. 연기 내공 충만한 차태현과 만인의 공블리 공효진에 가요계의 별 아이유 를 더하더니 별에서 온 외계인 김수현으로 캐스팅에 화룡점정을 했다. 작가는 또 누구인가.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이라니 드림팀 출현이라고 했다. 밥상 차림이 화려해질수록 “저 출연진에 저 작가 갖고 시청률 두 자릿수 못하면 망해도 제대로 망한 것”이란  수군거림이 KBS 내부에서조차 흘러나왔다. 제작진은 좌불안석이 됐다. “현빈이 나와도 시청률 3~5% 나오는 세상이야” 항변해봐야 쇠귀에 경읽기. 환상의 캐스팅을 성공하고도 “잘해도 지는 게임”이라며 스스로를 달랬던 게 당시 ‘프로듀샤’ 제작진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 극의 템포나 스토리, 러브라인 개연성이나 사랑의 작대기에서 흠 잡기 어려운 깔끔한 전개와 마무리로 성공시대를 열었다.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확실히 자리잡기 전인 1회 때 잠시 위기에 빠지나 했더니 2회부터 제 구위를 찾으면서 전성기 ‘코리아 특급’ 박찬호다운 강속구를 뿌렸다.
어찌됐건 요즘 드라마의 성패는 시청률로 평가된다. '프로듀사'는 지난 20일 방송된 12회 ‘장수예능프로그램의 이해’ 편을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듀사' 마지막회는 자체최고시청률  전국 기준 17.7%, 수도권 기준 17.9%,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20%를 넘겼다. 중간 중간 순간시청률 20%를 넘기기 다반사 였다. 요즘 드라마 시청률 20%는 마의 장벽이고 꿈의 숫자다.
김수현 출연으로 ‘프로듀사’ 매출과 수익은 애당초 보장됐던 상황. 1회부터 광고는 매진 사례를 이어갔고 해외 판권도 일찌감치 거액에 팔려나갔다. PPL 수입이 짭짤한 것도 방송가에 소문이 자자했다. 그뿐인가. ‘프로듀사’의 무대는 KBS 그 자체였고 제작 프로들이 실명 그대로 등장했다. ‘프로듀사’ PPL의 가장 큰 수혜자는 KBS고 사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광고 효과를 냈다.
돈 벌고 인기 끌고 시청자 박수 받고, 참으로 대다한 ‘프로듀사’였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