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과 장나라의 한국형 수사물이 첫선을 보였다. 미스터리한 사건이 빠르게 펼쳐지고 궁금증을 높이는 과거의 인연에 달콤 살벌한 앙숙 케미까지 기대를 높인 ‘너를 기억해’의 복합적인 이야기는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의 순항을 예고했다.
22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 1회에서는 까칠함으로 무장한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 분)과 엘리트 수사관 지안(장나라 분)이 사건 현장에서 만나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함께 수사를 진행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안은 이현을 단번에 알아볼 정도로 그를 오래 기다렸다는 사실을 드러냈지만, 이현은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해 이들이 어떤 사이일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이현이 사체 사진을 보며 독백했다. 이현은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나의 이야기는 어떨까. 시작됐지만 멈춰있는 나의 이야기. 멈췄던 나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고 말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방배동 사건에 남긴 범인의 흔적을 다각도로 분석해 두 번째 사건 발생 장소로 직행했고, 그곳에서 여성 변사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자신의 팀과 함께 출동한 지안과 마주했다.
지안은 이현이 무표정으로 돌아보자 “그놈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이현은 이들에게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이 사건이 앞서 벌어진 사건과 동일범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며 질문을 쏟아냈다. 이현은 “용의자 리스트가 없다”는 말에 자신의 추리를 쏟아냈고 지안은 “드디어 이 남자가 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해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이어져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이현은 오래전 아버지 중민(전광렬 분)과 살던 곳으로 찾아가 청소하며 그의 집에 누군가 침입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현은 어린 시절 중민에게서 잠재적인 살인마로 판정 받은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 이처럼 이현의 놀라운 눈썰미와 분석력, 자신감, 까칠함 등은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매너 없는 모습에도 마냥 욕할 수만은 없는 그의 다양한 성격을 물 흐르듯 설명해 그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높였다. 서인국은 무표정으로 자신의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그의 캐릭터를 그려냈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온몸으로 연기해 합격점을 받았다.
장나라는 엘리트 수사관 지안을 연기하며 사건 현장에서의 카리스마는 물론, 특유의 러블리한 미소로 허당스러운 매력을 풍겨 웃음을 자아냈다. 긴장감 넘치는 수사를 하면서도 미인계를 사용하겠다고 나섰다가 팀원들에게 무시당해 툴툴거리는 그의 모습이 과거부터 이어온 묵직한 사건이 흐르는 극에 강약을 조절했다. 장나라는 커다란 눈으로 서인국을 쏘아보면서도, 이들 사이에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린 가운데, 이들 사이에서 피어오를 로맨스의 달콤한 향기를 물씬 풍겼다.
‘너를 기억해’는 자신의 친아버지가 내린 잠재적 살인범이라는 판정을 낙인처럼 짊어지고 살아온 한 남자와 그런 그를 의심하고 관찰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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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