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이야기해도 엄마와 아들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MC들이 경험담을 바탕으로 진지한 조언을 더했어도, 엄마와 아들 모두 마음의 문을 닫았다. 도무지 답이 없어 보이는 모자 갈등은 평행선을 달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느닷없이 배우가 되겠다며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아들이 고민인 엄마가 등장했다. 엄마는 “아들이 군대에 갔다 와서 학교도 그만두고 연극영화학부 시험을 보겠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는 말썽 안 피우던 아들인데, 대학교 때 음악 동아리에 가더니 술 먹고 학사경고를 받았다. 그 후에 배우가 되겠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엄마는 아들이 공부하기 싫어 배우가 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이어 “수능을 작년에 봤는데, 실기에서 떨어졌다. 아들이 포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몰래 연기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엄마는 “최민수, 현빈, 이정재를 봤는데 후광이 비쳤다. 우리 아들은 후광이 비치지 않는다. 배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MC들은 “너무 센 사람들을 봤다”고 엄마에게 농담을 건넸지만, 엄마의 주장은 확고했다.
이에 등장한 아들은 “군대에 갔는데, 미래가 부질없다고 느꼈다. 수입이 없어도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진지함을 어필했다. 아들은 무대 위에 나와 즉석 연기를 펼치는 용기로 큰 박수를 받았고, MC 정찬우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 정도 했다는 게 대단한 거다. 아들은 연습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그의 편을 들었지만 엄마는 아들이 지금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할 뿐이었다.
남편과 이혼하고 어렵게 아들을 뒷바라지 했다는 엄마는 아들이 현재 꾸는 꿈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티는 모습. 엄마는 아들에게 직장에 다니면서 연기를 취미로 하라고 제안했다. MC 신동엽은 엄마의 말에 힘을 실었다. 연기자로 발을 들여 성공할 확률이 전혀 없다고 봐도 될 연예계에서 시간만 버릴 수 있다는 것. 그는 방송국 공채에 합격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지만 결국 연기자로 활동하지도 못하고 인생이 꼬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아들에게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아들 또한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 연기만 하고 싶다는 생각은 확고했다. 이들은 입장차를 조금도 좁히지 않아 새로운 1승에 등극했다.
누군가의 앞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누군가가 자신의 고민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은 해결됐다고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은 ‘안녕하세요’에서 매주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언만 하는 엄마, 꿈만 찾겠다는 아들의 갈등은 이에 이날 유독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이 사연이 더 많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고민하며 과연 답이 있을지 찾아보는 시간이 생기기를 바라게 했다. 이 사연이 새로운 1승에 오름에 따라 이들은 다시 스튜디오를 찾을 예정. 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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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