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었다가 당겼다가, 박형식을 주무르는 임지연의 연애 스킬이 예사롭지 않다. ‘상류사회’ 속 임지연은 어쩔 때는 조심스러웠다가도 어쩔 때는 한없이 솔직한, 예측할 수 없는 통통 튀는 모습으로 박형식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 또한 사로잡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상류사회’ 5회에서는 창수(박형식 분)와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 사랑에 빠진 여자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맘껏 드러내는 지이(임지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창수와 지이는 재벌남과 아르바이트생으로 겉으로 하면 창수가 우위에 있는 관계처럼 보이지만 사실 주도권은 지이에게 있었다. 지이는 오랜만에 자신을 찾은 창수에게 “처음엔 막 관심보이다가 연락 딱 끊는 거 너무 전형적이다”라며 그의 수를 이미 읽었다가도, “나 보고 싶었냐”는 창수의 질문에는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답하며 창수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들었다 놨다 했다.
지이가 전형적인 ‘신데렐라’가 아니라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재벌이 주인공인 드라마 속에서 항상 등장하는 ‘신데렐라 놀이’. 지이 역시 창수가 사주는 옷을 입고, 한 끼에 20만원하는 고급 일식집에서 밥도 먹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현실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속으로 계속 돈 계산하고 있었다. ‘비싸다. 이거 여섯 달치 생활비인데 그냥 받고 나중에 환불 받아서 저금해야지’, ‘또 오고 싶다. 또 사달라고 하면 우습게 보이겠지’ 이게 사귀고 있는 남자 앞에서 계속 하고 있을 생각이냐. 이런 내가 진짜 싫어진다. 헤어지자”며 예상치 못한 헤어짐을 고했다. 드디어 시작된 지이와의 관계에 만족스러워하는 창수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지이는 곧 창수에게 먼저 다가가 박력 넘치는(?) 첫 키스를 시도하며 “좋아지고 있다. 안 좋아하려고 했는데 너무 귀엽다. 만나면 꿈꾸는 것 같다. 세상에는 공짜는 없지만, 사랑에는 공짜가 있지 않냐“고 그를 도발했다. 이에 넘어간 창수가 ”넌 남자한테 책임감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며 그를 끌어당겨 바로 두 번째 키스를 한 것은 당연지사.
이러한 지이의 고난이도 밀당은 문자를 주고받을 때도 이어졌다. 상처 받기 전에 창수에게서 멀어져야한다는 생각에 답장을 미루던 지이는 막상 그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조금 전에 봤는데 또 보고 싶다”고 말하며 샤워까지 마친 창수를 다시 밖으로 나서게 만들었다. 결국 자신의 집까지 찾아온 창수에게 “여긴 웬일이냐”며 모른척하던 지이는 “키스는 하루에 한 번만 할 수 있는거냐”며 또다시 예상치 못한 돌직구로 고백, 창수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임지연이 연기하는 이지이 캐릭터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신선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내숭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솔직함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현명함으로 의도치 않은 밀당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마저 애간장이 타도록 만들고 있는 것.
이는 함께 연기 중인 박형식과도 상큼한 ‘케미’를 발산,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한층 산뜻하게 만들어주며 메인커플인 성준과 유이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재벌남과 서민녀라는 위치에서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이 앞으로 또 어떤 달달한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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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