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형식이 ‘상류사회’에서 섹시한 분위기로 여성 시청자들을 옭아매는데 성공했다. 무대와 예능프로그램에서 친근한 매력을 뽐내던 그가 이 드라마에서 어린 남자도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5회까지 전형적인 철없는 재벌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6회를 기점으로 의외로 야욕이 가득한 남자의 이중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박형식은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에서 집안 배경이 볼품 없는 여자 이지이(임지연 분)를 사랑하게 되면서 재력에 대한 야욕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유창수를 연기한다. 창수는 그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인물로 사람을 부리기 좋아하는 인물.
지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사랑에 목메지 않고 결혼을 자신의 고귀한 신분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남자였다. 허나 지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금수저를 떨어뜨려야 하는 위기게 처했다. 그렇다고 한없이 순수한 인물은 아닌지라 적당히 철 없고 적당히 속물 근성을 드러내고 있다.
창수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것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성격이기 때문. 섣불리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 지난 23일 방송된 6회에서도 지이에 대한 사랑으로 점차 순정을 품으면서도 친구이자 성공 수단으로 여기는 최준기(성준 분)에게 교활한 면모를 보였다. 준기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더 큰 성공을 위해 필요한 장윤하(유이 분)와 교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폭주했다. 사람의 속을 떠보고 윤하와 준기를 난감하게 만드는 창수는 악랄한 면모가 있었다. 불과 몇 십분 전까지 지이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던 창수가 돌변한 순간이었다.
분명히 5회까지는 귀엽고 발랄한 분위기가 풍겼는데 6회 중반부터 냉철하고 독한 면모를 드러내는 창수는 어딘지 섹시한 매력이 묻어났다. 자신의 약점이 된 지이에게 상처를 준 형에게 경고와 협박을 하고, 준기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떠는 창수의 어두운 분위기는 묘하게 섹시했다. 박형식은 이 드라마에서 임지연과 귀엽고 통통 튀는 분위기를 만들며 인기를 책임지는 중이다.
두 사람의 다소 직설적인 사랑 표현은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유발하는 중. 박형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창수라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여기에 6회를 기점으로 상대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던질 줄 아는 다소 악독한 면을 섹시하게 표현하며 여성 시청자들을 홀리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의미심장한 독기를 뿜어댄 박형식의 눈빛 연기는 강렬했다. 이 장면 뿐만 아니라 자신 때문에 모욕을 당한 지이에게 미안해 하며 울먹이는 감정을 애써 숨기는 모습도 섹시함이 넘쳤다. 슬픔이 가득한 남자가 섹시하고 멋있다는 것을 박형식이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박형식은 2013년 tvN 드라마 ‘나인’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후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이래’ 등 흥행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서 주로 밝고 귀여운 매력이 부각됐던 그는 안방극장에서도 긍정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캐릭터를 주로 해왔다. 이번 ‘상류사회’에서도 초반 밝은 분위기가 엿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한 심정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우 박형식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발성과 매력적인 목소리.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 쌓아온 깊은 눈빛 연기는 창수의 이중적인 행태를 고스란히 드러나게 하고 있다.
박형식의 눈빛과 섬세하게 바뀌는 입꼬리만으로도 창수가 앞으로 행할 갈등 요소들이 추측이 됐기 때문. 박형식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이 부족함이 없음을 마음껏 드러냈다. 일부의 우려를 보란듯이 뒤집은 셈이다. ‘상류사회’는 방송 전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된 까닭에 배우의 힘이 약하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허나 박형식을 비롯해 유이, 성준, 임지연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재밌다는 호평 속에 방송되고 있다.
한편 ‘상류사회’는 황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재벌 딸과 황금사다리를 오르려는 개천용 두 사람의 불평등한 계급 간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희망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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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