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만큼 구수한 ‘케미’를 발산하는 남남커플이 탄생했다. 바로 ‘집밥 백선생’의 백종원과 김구라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방송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왠지 숨은 애정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며 방송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는 ‘이런 된장을 봤나’라는 타이틀로 윤상·손호준팀, 김구라·박정철팀으로 나뉘어 된장찌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날 김구라는 윤상·손호준팀에 조언을 해주는 백선생에 질투를 드러내며 견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백종원은 두 팀에게 된장찌개를 만들도록 시킨 뒤 조리 과정을 지켜봤다. 이때 그는 유난히 헤매고 있는 윤상·손호준팀을 발견하고 조언을 해주려 일어섰다. 이를 본 김구라는 “왜 알려 주냐. 알려주면 안 된다”며 발끈했고, 백종원은 금세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도로 앉았다.
이후에도 백종원은 갈피를 못 잡는 윤상과 손호준이 계속 신경 쓰였는지 직접 파를 썰어주고 간을 맞춰주는 등 편애하는 모습으로 급기야 김구라가 세트 중앙으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사소한 것에 반응하며 투닥투닥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마치 장난기 가득한 사춘기 소년을 연상케 했다.
백종원은 김구라의 독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쳐내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요리하는 중간 중간 치고 들어오는 김구라의 시비 아닌 시비에도 굴하지 않고 요리를 진행하며,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했다. 찌개에 넣은 무를 크게 써는 모습에 “이렇게 크게 써냐”고 묻는 김구라에 “이렇게 넣고 끓이면 그게 뭐냐”며 오히려 황당한 듯 넘겨버리는 식이다. 그간 김구라의 독설에 맥을 못 추리던 수많은 연예인들을 떠올리면 참으로 진귀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김구라는 백종원의 앞에서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그는 표고버섯의 먼지를 털어야한다는 백종원의 옆으로 어느 샌가 다가가 그것들을 캐스터네츠처럼 두드리며 귀여운 표정을 지었다. 이를 본 백종원은 시크한 표정으로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다른 것도 해 달라”며 그에게 자연스럽게 일을 시켰다. 알고 보니 ‘집밥’이 아닌 김구라를 요리하는 백종원이었던 것.
이렇듯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의 모습은 요리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웃음 포인트가 적은 ‘집밥 백선생’에서 조미료와 같은 쫄깃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투덜투덜하며 장난을 치는 김구라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맞받아치는 백종원의 ‘케미’는 또 다른 예능 콤비의 탄생을 예고했다. 앞으로도 맛깔 나는 요리와 함께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울 두 사람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한편, 요리불능 네 남자의 끼니해결 프로젝트 '집밥 백선생'은 요리 초보인 남성 연예인들이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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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집밥 백선생'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