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신분을 숨겨라’ 김범, 대사 적어도 눈빛은 거의 블록버스터급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24 06: 42

더 이상 이 세상 가장 부드러운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꽃보다 남자’ 속 김범이 아니다. 꽃미남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과 바짝 자른 머리로 거친 매력을 발산 중인 김범이 달라진 분위기만큼이나 묵직해진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에서는 무원(박성웅 분)의 권유에 따라 수사5에 합류하게 돼 본격적으로 고스트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는 건우(김범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극 중 건우는 사랑하는 연인 태희(김지원 분)을 잃은 과거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건우의 관심사는 오직 태희를 살해한 진범 고스트를 잡는 일. 그 외의 것들에는 관심도, 흥미도 없는 그는 항상 무미건조한 눈빛과 오로지 해야 할 말만 하는 과묵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를 연기하는 김범 또한 시종일관 웃음기 없는 표정과 한 구석이 허전한 듯 비어있는 눈빛으로 역할에 완전 몰입했음을 알렸다.
건우로 변신한 김범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순간은 죽은 태희를 떠올릴 때였다. 겉으로는 상남자의 모습을 했지만, 속으로는 연인을 잃은 슬픔에 잠긴 그는 혼자 있을 때면 왠지 모르게 안아주고 싶은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김범의 깊은 눈동자가 그의 절망과 슬픔, 분노 등이 섞인 복잡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 했다.
그런가하면 수사에 몰입한 그는 앞서 연인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사제 폭탄을 두른 피해자가 인질로 잡혀있는 범죄 현장 앞에서도 전혀 겁먹지 않은 표정으로 “군에 있을 때 폭탄 해체 훈련을 받았다”며 직접 폭탄을 해체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본 최태평(이원종 분)이 “우리는 액션, 쟤네는 블록버스터란다”라는 대사가 적절할 만큼 비장한 표정이었다.
기어코 폭탄 해체 작업을 하겠다고 나선 그는 차라리 죽겠다는 인질에게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어차피 변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지 않냐"며 ”근데 왜 죽지 못했냐”며 조용히 물었다. "아저씨가 뭘 아냐”며 소리치는 인질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던 그는 "당신이 그렇게 가면 힘들 사람이 있다. 어머니가 기다리신다"며 작지만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침착함과 평정심을 유지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감정이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무언의 설득을 담은 눈빛으로 김범의 절제된 연기력이 돋보였다. 
이처럼 3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김범은 그간 해왔던 역할들과는 전혀 딴판인 형사 ‘차건우’ 역을 택하며 꽃미남이라는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그 결과 한 배역으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특히 역할의 성격상 다른 배우들에 대사가 적음에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과시, 박성웅과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행하지는 고스트와의 대결과 범죄 소탕 작전에서 그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신분을 숨겨라'는 경찰청 본청 내 극비 특수 수사팀 수사 5과의 범죄 소탕 스토리를 담아낸 도심액션스릴러물이다. 매주 월, 화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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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숨겨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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