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최고 점수 ‘베테랑’ 작전상 후퇴 신의 한 수 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6.24 15: 11

[OSEN=김범석의 사이드미러] CJ의 올 여름 영화 ‘베테랑’(류승완 감독)이 개봉을 한 주 미룬 것과 관련해 각 배급사들의 해석과 전망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올 여름 극장가는 쇼박스의 ‘암살’(최동훈 감독)이 7월 22일 먼저 포문을 열고, 한 주 뒤인 30일 롯데가 수입한 한미 동시 개봉작 ‘미션 임파서블5’와 CJ ‘베테랑’이 격돌하는 삼파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베테랑’이 지난 19일 상암동에서 열린 최종 회의에서 8월 5일로 개봉을 1주일 미루면서 세 대작이 한 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하게 됐다. 한날한시 맞붙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카드를 서로 피해가면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노리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베테랑’의 1주 후퇴를 놓고 극장가에선 ‘도망론’과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와 흥미를 끈다.
 먼저 도망론. 한 극장 관계자는 23일 “베테랑이 한 주 뒤로 간 건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5 보다 암살을 더 의식한 결정”이라며 “CJ 입장에서 MI5와 붙어 근소한 차이로 뒤지는 건 용납할 수 있지만, 자칫 암살에까지 밀리며 3위로 출발한다면 패색이 짙어지는 만큼 암살과 최소 2주 텀을 두자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괜히 호기를 부렸다가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인 결정이란 해석이다. 최근 비단길과 협업한 ‘은밀한 유혹’이 전액 손실을 기록하는 등 뼈아픈 실패를 맛본 CJ가 명분 보다 철저하게 실리를 택하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을 것이라는 관전평이다.
반면, 한 주 뒤로 간 게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암살’이 기대와 달리 초반 바람몰이에 실패하고, ‘MI5’가 평타를 칠 경우 오히려 ‘베테랑’이 그 반사 이익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 근거로는 ‘암살’이 친일파를 처단하는 독립군 소재 영화이지만 최동훈의 전작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오락성이 적어 보이고 전지현의 쌍둥이 1인2역이 자칫 아침드라마에나 어울릴 법한 막장 요소로 비쳐질 수 있다는 소문이 후반 작업 업체 사이에서 돌고 있다. 전작 ‘도둑들’ 만큼 초반 흥행몰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CJ의 한 관계자는 “베테랑이 일반인 대상 모니터 시사중인데 국제시장 보다 호감도와 추천도 점수가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까진 세 작품 중 기대치가 가장 낮지만 시사 후 놀라운 반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영화사 대표는 “CJ가 베테랑 개봉을 뒤늦게 확정한 건 MI5의 스튜디오 파라마운트를 롯데에 빼앗긴 것과 관련 있다”면서 “초강력 에이스 카드 한 장을 경쟁사에 내주다보니 안 해도 될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암살’과 ‘미션 임파서블5’의 선제공격에 ‘베테랑’이 작년 ‘해적’과 같은 후발 주자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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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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