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2’CP “시즌2 의미? 가능성과 한계 확인했다”[종영 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6.25 06: 55

JTBC ‘크라임씬2’, 시청률은 아쉬웠어도 화제성과 프로그램의 가치와 의미는 제대로 확인시키고 떠났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탄탄한 스토리와 멤버들로 다시 한 번 ‘웰메이드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크라임씬2’는 지난 24일 ‘크라임씬 PD 살인사건’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예능의 재미는 물론 드라마와 같은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연출, 배우들 못지않은 출연자들의 연기, 영화급 반전 등 예능과 드라마, 영화의 모든 것을 갖춘 보기 드문 예능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윤현준 CP는 “시즌2의 의의라면 우리가 얼만큼 할 수 있는지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알았다. 가능성은 시즌1에서 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반전과 같이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할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한계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윤 CP가 말한 한계는 체력적인 한계다. 지난해 8월부터 시즌2를 준비한 스태프들은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한 후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다녀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추리게임인 만큼 논리적으로 허술하면 안 되기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위해 PD와 작가들이 밤낮 없이 매달렸다.
윤 CP는 “‘프로그램을 길게 하면 사람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1 때 메인 작가가 너무 고생해서 사실 시즌1 끝나고 아쉬움 반, 또 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마음 반이었다”며 “그리고 ‘크라임씬’이라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한 것에 대해 작가들 사이에서는 ‘크라임씬’을 했다고 하면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시즌1 작가 중에 시즌2에 합류한 작가들이 거의 없다. 메인 작가와 세컨 작가는 시즌2를 함께 해줬지만 그 외에는 모두 새로운 스태프들이라 다시 호흡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렸다. 시청자들 반응도 좋고 성취감은 있었지만 다들 고생했다. 특히 메인 작가는 허리가 아파서 누워서 회의를 할 정도였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앉아서 일하다 보니 허리가 잘못됐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크라임씬2’는 스태프들이 고생한 만큼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크라임씬2’ 기사에 칭찬일색의 댓글들이 가득했고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연속 살인, 트렌스 젠더, 재수사, 이중 살인 등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신선한 충격을 줬고 ‘크라임씬2’를 향한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윤 CP는 “반전은 반신반의 하면서 시도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시뮬레이션을 했다. ‘시청자들에게 낯설지 않을까’, ‘우리의 틀을 너무 깨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작가와 싸우기도 했지만 고맙게도 작가들이 잘 짜줬다. 우리 스스로도 반전이 말이 될지, 시청자들이 이해해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전에 대해 극찬이 쏟아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이게 뭐야?’라고 하더라도 시도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크라임씬’은 시즌1부터 시청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시청자들이 게시판에 ‘크라임씬’에 바라는 점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면 이를 무시하지 않고 수용해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크라임씬’ 제작진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표했고 함께 만들어가는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윤 CP는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줘서 고맙고 시청자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줘서 ‘크라임씬2’를 괜찮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준 것 같다. 새로운 장르에 시도해 시청자들이 얼마나 좋아해줄지 걱정했는데 방송하고 보니 시청자들이 다양한 욕구가 있었고 안목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분들이 용기를 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힘들지만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모든 건 다 시청자들이 만들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시청자들과 통하는 게 많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걸 시청자들도 생각했다. 또한 우리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다른 프로그램 시청자들과 다르다. 정말 ‘크라임씬2’를 좋아해서 보는 분들이다. 오후 11시 몸도 피곤하고 심야에 집중해서 시청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좋아해서 보는 거다. 그래서 시청자들 의견은 작업하면서 소중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많이 보고 신경 썼다. 시청자들이 합의하는 의견에는 귀를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크라임씬’ 시즌2가 종영하면서 가장 궁금한 건 시즌3 제작여부.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 윤 CP는 “시즌3를 제작한다고 확실히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크라임씬2’가 하나의 브랜드로, 이 같은 예능이 다시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작해야 한다는 반응과 투자 대비 효과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이 있다”며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만족할 지라도 제작이 힘든 구조라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을 떠나서 시즌2가 시즌1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 온라인, SNS 반응을 보면 큰 관심을 가져줘서 그렇기 때문에 시즌3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포맷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프로그램을 정착시켜야겠다는 생각이다. ‘크라임씬’이 독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고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지속되는 게 시청자들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대비 효과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문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장르를 론칭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게 방송사의 의무이고 책무다. 당위성과 프로그램의 의미에서 시즌3를 가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투자대비 효과 측면에서 시즌3 제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윤 CP는 “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 ‘크라임씬’이 정규로 편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기획기간이 오래 걸린다. 힘든 작업이고 방송 전에 시간이 여유롭게 주어져야 하는데 냉정하게 얘기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결국엔 시청자들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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