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이야기]유병재 "빅뱅 MV 맡으면? 그 자체로 민폐죠"[인터뷰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6.25 06: 52

유병재는 참으로 독특하다. 그를 마주하면 여전히 tvN 'SNL코리아-극한직업'에서 '을의 설움'을 실감나게 대변한 매니저가 먼저 떠오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를 둘러싼 여러 배경들(서강대 신방과, 예능·드라마 작가)이 뒤섞인다.
최근엔 대한민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전속계약을 체결(6월4일)하고, YG의 첫 번째 희극인이 돼 모두의 관심과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 탈락의 고배를 마신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찾아온 행운이었다.
"규선이 형과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어요. 빅뱅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신기하게 그때 딱 마침 YG에서 전화가 걸려 온 거죠. 'YG에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를 장난처럼 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어요."

이후 YG의 지원은 파격적이었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유병재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지낼 넓은 평수의 집을 마련해줬다. 함께 지내던 '아는 형' 유규선 역시 매니저의 신분으로 YG에 입사했다.
"(YG에서) 큰 아파트를 구해줬어요. 이달 말쯤에는 이사할 계회을 세우고 있죠. 사실 아직 이사를 하기 전이라, 체감은 못 하겠어요. 업무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에요. 어제 처음으로 회의를 했거든요. '콘텐츠를 만든다'는 큰 범주 외에는 구체적인 게 아무것도 없어요. 요즘은 회사에 가도 줄곧 인사만 하는 중이에요."
유병재의 YG행에 대중의 관심이 이렇게 크게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가요계를 대표하는 그룹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실력파 아티스트와 'B급 감성' 유병재의 만남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시너지를 낼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빅뱅의 팬'이라던 그의 발언이 떠올라 '만약 빅뱅 뮤직비디오를 맡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을 건넸다.
"그 자체로 민폐 아닐까요? 빅뱅은 이미 충분히 완성된 팀이에요. 괜히 이상하게 나오면 팬으로서도 정말 싫을 것 같거든요.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혹시 맡게 된다면 민폐가 되지 않게 해야죠. YG에 대한 고민도 어쩌면 비슷한 맥락이에요. 빅뱅도, YG도 이미 만들어져 있거든요. 제가 여기서 뭘 해야할지, 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풀어가야 해요."
YG에 입사를 하면 특유의 'B급 정서'를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B급'이라는 것을 정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YG에 오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에요.근데  제 생각은 어차피 의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내가 '아니다'고 해도 맞는 거고, 내가 '맞다'고 해도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하면 아닌 게 되거든요. YG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메인 스트림이에요. 지금의 톤을 유지하고 싶지만, 거기에 거짓이 섞이진 않았으면 해요. 100만원이 있는데, 10만원만 있는 척을 하지 않고, 행복한데 행복하지 않은 척 거짓말 하는 건 결국 마이너스라고 생각해요."
그럼 유병재가 바라는 대중의 시선은 어떤걸까.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공인', '연예인', '알려진 사람'이라는 단어 몇 개를 꺼내 고민하더니 '팬이 있는 직업'으로 정정한다.
"팬이 있는 직업이라면,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는 직업이라면, 뭐랄까…절 좋아하는 게 창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걸 지켜주고 싶어요. 언제까지 자기 복제만 한다든지, 큰 실망을 안긴다든지 하면 그분들이 창피해 할 수 있잖아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죠. 제가 YG를 좋아하는 이유도 '좋아한다'고 해도 전혀 창피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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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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