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이야기]유병재 "죽기 전, 프로레슬링 꼭 해볼래요"[인터뷰②]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6.25 06: 53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의 이력은 꽤 특이하다.
지난 2011년 싱글 '니 여자친구'를 내놨을 때만 해도, 뮤직비디오에서 열연하는 그를 보며 재치있는 UCC 스타쯤으로 여겼던 이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그는 이 MV를 계기로 Mnet '유세윤의 아트비디오'(2012), 그리고 tvN 'SNL코리아'(2012~2014)와 차례로 인연을 맺었다.
특히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 속 매니저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하며 '을의 설움'을 고스란히 드러내 대중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얻은 인지도를 발판삼아 주연과 메인작가를 모두 소화하는 드라마를 내놓았다. tvN 드라마 '초인시대'가 바로 그 것.

"'초인시대'는 잘 안 됐어요. 왜냐고요? 솔직히 재미가 없었거든요. 두 달을 준비해서, 두 달간 방송 됐어요. 제작에 네 달 정도가 소요된 거죠. 변명 해보자면,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결국 이도 저도 안 됐죠. 따지고 보면 잠깐의 인기빨로 편승해 만들었던 것 같아요. 콘텐츠가 검증도 안 된 상태로 출발한 것 같아요."
'SNL코리아-극한직업' 같은 짧은 콩트가 아닌 '초인시대'와 같은 정극을 향한 꿈은 여전했지만, 유병재는 일단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당장 해보고 싶은 건, 오히려 '스탠드업 코미디'(실시간 희극)라고 했다.
"정극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자기복제도 할 만큼 했고, 아직은 시간이 충분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그것 보다는 '초인시대' 들어가기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게 있거든요. 바로 '스탠드업 코미디'요. 그것 만큼 좋은 게 없어요. 신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지금은 아무래도 상황이 그때와는 또 많은 게 달라져서, 언제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종류는 조금씩 달라도, 어쨌든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일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였다. 최근 대형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콘텐츠 기획자로 발탁된 건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그리고 코미디는 그에게 딱 맞춤형 옷이었다.
"정말 행복한 직업이라 생각해요. 전 성격이 급한 편이거든요. 회사원은 열심히 해도 보상이 주어지기까지 어느 정도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데, 코미디는 1초도 안 되서 웃음이 나오거든요. 나도 행복하고, 웃는 사람도 행복하고, 모두가 행복한 그런 피드백이죠."
가수, 방송인, 배우, 작가를 차례로 거쳐오며 남들보다 다양한 이력을 쌓아온 그가 아직도 해보고 싶은 분야가 아직도 더 남아 있을지 궁금했다. '죽기 전에 꼭'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물었다. 예컨대 버킷리스트다. 대답은 주저없이 곧장 돌아왔다. 바로 '프로레슬링'이다.
"프로레슬링을 꼭 해보고 싶어요. 보는 걸 너무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어려서 장난처럼 해봤어요. 그런 게 아니라 꼭 정식으로 배워서 링에 올라보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체격부터 먼저 완성해야 하거든요.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도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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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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