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는 tvN 'SNL코리아'가 배출해 낸 대표 케이블 스타다. 물론 MBC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를 비롯해 다양한 지상파 인기 예능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를 성장케 한 원동력은 단연코 케이블이다.
현재의 케이블 채널, 특히 tvN을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이가 바로 나영석 PD다. 물론 두 사람의 활동영역은 절대적으로 다르지만, 케이블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두 사람은 늘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유병재와 인터뷰 도중, 나영석 PD의 이름을 꺼내며 '케이블에서의 영향력'을 조심스레 언급하자 일단 손부터 내젓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교가 날 죽인다"면서.
"이름을 같이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괜히 민망해요. 그냥 tvN이니깐 기자님들이 엮어주면, 그게 전부죠. 나영석 PD님과는 가는 길도 다르고, 급도 전혀 달라요. 전 아직 어리고,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으니 그냥 그 자체로 가능성을 봐주시는 것 같아요."
나영석 PD의 손을 거친 프로그램을 묻자, 곧바로 "'삼시세끼-어촌편'을 진짜 재밌게 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단순히 재미에만 그친 게 아니라, '재미'에 대한 고민까지 안겨준 프로그램이라 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다 보진 못했어요. '삼시세끼-어촌편'은 진짜 재밌게 봤죠. '재미'라는 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이미 흥행한 콘텐츠로 분류된 상황에서 제가 말을 덧붙이는 게 의미는 없지만요. 전 극을 하는 사람이니깐 인위적으로 웃음 요소들을 만들어 내는 데, '삼시세끼'는 그런 것 없이도 편안한 상태로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어요. 우주까지 간 것도 아닌데, 그냥 빵 만드는 게 궁금해지고…. 나오시는 분들이 다 착해서 그런지, 시청하는 내내 편안 마음으로 행복해졌어요."
내친김에, '혹시 기회가 닿아 나영석 PD와 작업을 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지를 물었다. 대번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방송 작가라고 하지만, 콩트가 아닌 예능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극 형태의 코미디만 써봤지, 예능 프로그램의 생리조차 전혀 몰라요. 정말 만에 하나 나영석 PD님이 '뭘 하자'고 하시면, 그냥 당연히 하겠죠. 그냥 뭐든 기꺼이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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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