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MC들의 전매특허인 '모함'으로 뭘 해도 웃기는 방송을 만들었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등 4명의 MC들이 게스트들을 몰아세우는 농담만으로도 1시간가량이 웃음으로 채워졌다.
‘라디오스타’는 2007년 5월 첫 방송된 장수 토크쇼. 출범 초기 정제돼 있는 질문과 게스트를 배려하는 구성에서 벗어나 독한 질문들을 쏟아내 새로운 감각의 토크쇼로 각광받았다. 방송 8년차인 이 프로그램은 토크쇼에서 독설을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져 있고 4명의 MC들이 게스트들과 수다를 떠는 구성이 새롭진 않아도 장수 토크쇼로서의 일정 부분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 중이다.
MC들의 역할도 구분돼 있다. 김구라가 독하게 지른다면 윤종신은 옆에서 깐족거리고 김국진이 콕 찌르는 화법, 규현이 재치 있게 놀려댄다. 이들이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만든 호흡은 어떤 게스트가 와도 재밌는 그림은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시선 강탈 특집은 몸매가 좋은 스타인 시크릿 전효성, 씨스타 소유, 트레이너 예정화, 치어리더 김연정이 함께 했다.
초반부터 강력했다. 김구라가 순한 양이 돼서 네 사람을 배려하는 기상천외한 모습이 펼쳐지고, 예정화가 운동을 하는 공원을 꼬치꼬치 캐묻는 윤종신, 평소와 달리 MC들의 놀림에 얼굴까지 빨개진 김국진, 팬들을 생각해야 하는 아이돌이지만 나지막하게 관심을 보이는 규현까지 출연자들의 특색에 맞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MC들의 모습은 웃음이 넘쳤다.
출연자 중 누가 몸매가 좋은지에 대한 사전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을 부추기고 모함을 하느라 바쁜 모습도 웃겼다. 이 프로그램의 최대 강점이 MC들이 게스트들을 모함하며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같은 말을 해도 다른 의미로 해석하며 웃음기 섞인 대화를 형성하는 MC들의 재치는 이날 방송에서 빛을 발했다.
놀려대는 진행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출연자들이 춤을 출 때 열광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의 매력이 강화돼 보이는 효과를 거뒀다. ‘라디오스타’는 MC들이 워낙 짓궂게 놀려대는 까닭에 당황하고 발끈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는 흥미가 있다.
보통 프로그램이 연식이 오래 되면 구성의 진부함이 문제가 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8년째 방송되고 있지만 독하고 다소 ‘못된’ 구석이 만드는 웃음 조화가 여전히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라디오스타'는 현재 MBC에서 '일밤',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우리 결혼했어요', '나 혼자 산다'와 함께 광고 완판을 기록하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이 광고 완판을 기록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라디오스타'는 장수 토크쇼의 자존심을 지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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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