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가 남다른 소품 활용법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 김재홍, 제작 드라마하우스·몽작소)는 20년이라는 세월에 걸친 지은호(주진모)의 기적 같은 사랑랑을 그리는 서정 멜로로, 세월도 막을 수 없는 두 남녀의 인연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담아냈다.
10대 시절 현수는 운명처럼 나타나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은 은동과 20대에 다시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지만, 은동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어쩔 수 없이 또 한 번 이별을 맞는다. 현수는 또 다시 10년 동안 은동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톱스타가 된 것도, 자서전을 출간한 것도 모두 은동 때문. 그리고 은호는 이 자서전을 통해 은동과 재회를 했다.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는 두 사람의 사랑은 끊어낼 수 없는 운명이자 인연이었던 것.
심장이 아릴 정도로 애틋하고 아련한 두 사람의 사랑은 극 속에 등장하는 소품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표현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복선으로까지 명명되고 있는 드라마 속 소품을 짚어봤다.
▶ 소나기
10대 시절 현수(주니어)는 빗 속 오토바이 사고로 은동(이자인)을 만나게 됐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처럼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10년 뒤 또 다시 빗속에서 재회했다.
공익근무요원이 된 현수(백성현)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진 은동(윤소희)을 발견한다.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시작되던 순간이었다. 또 현수와 은동은 데이트 도중 내린 비로 인해 공중전화 박스로 몸을 피하게 되고 이 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키스를 나누게 된다.
▶ 피천득 ‘인연’과 도종환의 ‘인연’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인연’이다. 오프닝부터 등장하는 피천득의 ‘인연’은 삶 속에서 세 번 만나게 된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은동과 은호 역시 지금까지 세 번 우연히, 또 운명처럼 만났다. 그리고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라는 구절은 평생 한 여자만을 가슴 속에 담고 살아가는 은호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또 10대 현수, 20대 은동은 도종환의 시 ‘인연’을 읽으며 자신들의 사랑을 떠올린다. 이 도종환의 ‘인연’ 역시 아름다운 시절 만나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진 뒤 그리워하고, 또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을 담고 있다. 이 역시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인연이라는 두 시를 복선으로 깔고 벌써부터 은동과 은호의 사랑에 대한 결말을 추측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세 번 만나게 된다는 설정이 피천득의 ‘인연’과 맞닿아 있다며 새드 엔딩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 상황. 그만큼 이 두 편의 ‘인연’은 ‘사랑하는 은동아’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소품으로 여겨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있다.
▶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한 여자를 향한 남자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노래로, 두 사람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흘러나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현수와 은동은 ‘노트북’을 보고 난 뒤 비를 피해 공중전화박스로 달려가고 그 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키스를 나누게 됐다. 이 때 흘러나온 노래가 바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은호의 자서전 대필을 맡은 작가 서정은(김사랑)은 이 노래를 전해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은호는 자신이 말해준 적 없는 추억을 알고 있는 정은이 은동이임을 직감했다.
▶ 영화 ‘노트북’
‘사랑하는 은동아’는 첫 방송 전 두 남녀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과 인연을 다룬 영화 ‘첨밀밀’, ‘화양연화’를 오마주한 티저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리고 극 속에서 20대 은동과 현수는 첫 데이트 당시 영화 ‘노트북’을 함께 보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갔다. ‘노트북’ 역시 외부적 환경, 세월도 막지 못한 두 남녀의 위대한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영화로 ‘사랑하는 은동아’가 그리고자 하는 주제를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됐다.
▶ 자서전
10년 전 일어난 사고로 기억을 잃은 정은은 대필 아르바이트를 통해 은호의 자서전을 쓰게 되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랑에 깊이 몰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기억에 혼란스러워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읽으면서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나가던 정은은 결국 은동이 자신임을 깨닫고 은호와 안타까운 사랑을 다시 시작한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두 남녀의 20년 세월에 얽힌 기적 같은 사랑을 그리는 서정 멜로 드라마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40분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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