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버' PD가 말하는 19금·커플분량·엔딩[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6.25 10: 44

바야흐로 예능 PD의 드라마 진출이 트렌드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서수민 PD는 '프로듀사'에 각자의 발을 내디뎠다. Mnet 입사후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를 비롯해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를 연출하고 '슈퍼스타K' 시즌2~시즌4 제작진에 이름을 올렸던 김태은 PD도 예외는 아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평범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20~30대의 동거 커플'이라는 소재를 차용, 옴니버스식 구성을 택했으며,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이례적 행보를 취했다. 지난 4월 2일 첫 방송 후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총 12주간 방송된 Mnet 드라마 '더러버'(극본 김민석, 연출 김태은)의 이야기다.
'더러버' 촬영을 모두 끝마치고, 마지막 편집을 앞두고 있다는 김태은 PD를 상암동 CJ E&M 인근 카페에서 만나 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3가지 요소 '19금 소재', '커플의 분량 배분', 그리고 '반전을 안겨줄 엔딩'에 대해 각각 물었다.

▶동거 소재: 성(性)적인 부분 빼는 건 의미無
'더러버'는 19금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그 표현 수위를 향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연애 5년, 동거 2년차 30대 커플 오도시(오정세 분)와 류두리(류현경 분) 609로 커플을 비롯한 각 호의 커플들은 각자 아슬아슬한 수위로 매회 시청자를 몰입을 유발했다.
"성(性)적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19금이 아닌 15세 등급으로 했으면 그게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진한 키스신, 노출신, 베드신 보다는 이를 더 재치있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심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심의에 부딪히는 일은 많지 않았어요."
그 수위가 가장 셌던 회차로는 드라마가 첫 선을 보였던 1회가 꼽힌다. 바로 여성의 '성적 판타지'가 다뤄졌던 에피소드다. 이를 연기하는 오정세와 류현경의 모습은, 너무도 리얼해 연기임을 잊게 만들었다.
"행위 중에 욕을 하는 성적 판타지를 다뤘거든요. 초반부에 찍었던 에피소드에요. 보토의 드라마였다면, 섹스 어필하는 장면을 넣으려고 연출했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오정세와 류현경씨의 키스가 너무 야해서 만류했어요. 너무 몰두해서 신음과 호흡까지 냈던 오정세씨가 민망해 했어요."
▶커플 분량: 조절 NO! 예정된 분량 분배
배우 8명, 총 네쌍의 커플이 차례로 등장하다 보니 분량 분배에 해당 팬들은 크게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오도시-류두리, 정영준(정준영 분)-최진녀(최여진 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었던 박환종(박종환 분)-하설은(하은설 분), 타쿠야(타쿠야 분)-이준재(이재준 분), 특히 남남(男男)커플 팬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가장 기억나는 댓글요? 남남 커플의 비중을 늘려달라는 댓글을 제일 많이 봤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이같은 분량 조절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일부에서 제기했던 것처럼, 정서적인 문제에 부딪혀 남남 커플 타쿠야-이준재 709로 분량이 줄어들었던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각 커플들의 분량은 애초에 이미 생각하고 촬영을 시작했어요. 이 커플은 이 정도, 저 커플은 저 정도로…. 물론 역할을 맡은 배우들 역시도 초반부터 이같은 분량 분배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죠."
▶반전 엔딩: 20~30대 동거의 끝은?
워낙 커다란 줄기없이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짧막한 에피소드를 나열했던 만큼, 엔딩 역시 그저 평범한 삶을 보여주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엔딩 만큼은 뭔가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는 게 김태은 PD의 설명이다.
"결말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마지막까지 아무일 없는 이제까지의 상태를 유지할까, 아니면 끝이라는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라는 고민요. 사실 '동거'를 생각해보면, 80~90세까지 동거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잖아요. 20~30대의 동거는 언젠가 끝이 있을 거고, 그게 뭘까에 대해 생각했어요. 쉽게는 결별이고, 그게 아니면 헤어지진 않지만 별거를 선택할 수도 있죠. 임신으로 인해 결혼을 하는 커플도 있고요. 그런 다양한 경우의 수를 4쌍의 커플에 대입해서 각각 다른 끝을 마련했어요. 스포일러를 하자면, 한 커플은 결혼, 한 커플은 이별해요."
높은 시청률을 거두진 못했지만, 마니아층으로부터 사랑받았던 '더러버'. 혹, 시즌2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걸까.
"만약에 다음에 하게 된다면, 예산을 좀 많이 끌어올 거에요.(웃음) 이번엔 (예산 문제로) 촬영을 일주일에 2번 밖에 못했거든요. 촬영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다음 번에 기회가 오면, 사전에 대본이 진행된 상태에서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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