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예능 명가의 위엄을 떨치기 충분하다. MBC 예능프로그램의 흥행이 매섭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광고 판매에 영향을 끼치는 화제성까지 다 잡았다.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무한도전’은 명불허전이고, ‘복면가왕’이 흥행하며 ‘일밤’이 부활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신선한 구성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상반기 방송가의 화제는 MBC 예능프로그램의 부활이었다. 일단 간판 프로그램인 ‘일밤’이 다시 살아났다. 사실 일요일 오후 프로그램은 지상파 3사가 사활을 걸고 경쟁을 벌이는 예능 격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시간대라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MBC 예능프로그램이 다시 전성시대인 듯한 느낌 역시 ‘일밤’의 부활이 큰 영향을 끼친다.
‘아빠 어디가’ 후속이었던 ‘애니멀즈’가 저조한 시청률로 3개월 만에 폐지된 가운데 복면을 쓴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경연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이 인기를 끌었다. 복면 뒤에 숨은 가수가 누구인지 맞히는 재미, 미처 몰랐던 스타들의 노래 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 스타 판정단의 수다를 보는 흥미가 있는 구성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맹추격하는 중이다. 아직 시청률은 1위는 아니지만 방송 후 온라인 화제성이 막강한 프로그램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스타들이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는 구성. 스타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며 생기는 돌발상황, 제작진이 재기발랄하게 구성한 편집이 이 프로그램의 막강한 재미 지점. 자막과 구성에 담긴 인터넷 문화가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선순환하는 구조다. 요리 연구가 백종원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다. 예정화라는 신흥 스타를 발굴했고, 이은결이라는 마술사의 독특한 매력을 알게 만들었다.
MBC 예능프로그램의 대들보는 역시 ‘무한도전’이다. 올해 10주년인 이 프로그램은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이 문화 권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방송 초기 6개월을 제외하고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무한도전’이 MBC 간판 예능이 된 것은 오래 전 일. 현재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이끄는 제작진이 상당수 ‘무한도전’에서 예능 수련(?)을 받을 정도로 MBC 예능의 양성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MBC 예능프로그램이 예능 흐름을 선도한다고 여기는 것 역시 끊임 없이 변화하며 제작진도 성장하게 만드는 ‘무한도전’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정통의 인기 예능프로그램도 선방했다. 늘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인기는 높은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2 들어 진정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받는 ‘일밤-진짜 사나이’, 금요일 예능 전쟁에서도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는 ‘나 혼자 산다’, 장수 토크쇼의 자존심을 지키는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광고 판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함께 광고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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