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카리스마 독설 셰프로 유명세를 탄 강레오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동료이자 경쟁자라고 할 수있는 최현석 셰프를 겨낭한 듯한 발언들이 문제가 됐다. 최현석 셰프 측도 "제대로 사과하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요즘 예능계에서 웬만한 방송인들 보다 더 인기를 모으는 셰프들끼리 한 판 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맛깔진 요리나 촌철살인 음식평 대신에 서로 화를 돋우는 중이니 안타까울 뿐이지만.
사건의 발단은 강레오 셰프가 제공했다. 지난 19일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요리사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면 요리사는 다 저렇게 소금만 뿌리면 웃겨주는 사람이 될 것",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 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튄다.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방송과 요식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최현석을 비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티즌 여론도 "도대체 무슨 일이냐" 들끓었다. 이후 강레오 소속사 측은 최현석 측에 연락해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 되는 듯 했다.
여기서 강레오 셰프 쪽에서 다시 말들이 나왔다. 사과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에는 최현석 셰프 쪽도 발끈했다. 26일 최현석 셰프 측 관계자는 OSEN에 “강레오 측이 사과하기로 했다”며 속으로 분을 삭이는 인상을 풍겼다.
최 셰프 측은 “처음 인터뷰가 나간 후 강레오가 직접 전화해서 사과하겠다고 했는데 최현석 셰프가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 실수인 줄 알고 그냥 넘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강 셰프가) 또 인터뷰에서 적절치 않은 말을 했다”며 "(최 셰프는)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강 셰프와)친분이 있는 게 아니라 당황스러워했는데 신경 안쓰고 자신의 본분에만 충실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두 셰프 모두와 친분이 있는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OSEN에 "최현석과 강레오가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두 셰프가 친분은 물론, 일면식조차 없다. (강 셰프)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강레오가 평소 최현석을 사석에서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인터뷰에 담긴 것처럼 부정적인 방향이 결코 아니었다. 요즘 (최현석 셰프가) 너무 재밌고, 방송도 잘 보고 있다는 내용들이었다. 아마도 인터뷰 과정에서 다소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레오는 MBC '찾아라! 맛있는 TV'의 진행자로 활약했던 맹기용 셰프가 역시 갖가지 논란에 휘말리며 하차한 자리에 투입됐다. MBC측은 개인 스케줄 관계로 하차한 MC 자리에 강레오 셰프가 합류한다고 밝혔지만 손 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였다. 맹 셰프의 바통을 이어받는 강 셰프도 ‘런던 고든 램지 수석 셰프’, ‘두바이 고든 램지 헤드 셰프’ 등 한국인 최초로 외국계 일급 레스토랑의 주방을 휩쓴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특히 케이블 올리브TV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날카로운 눈빛으로 독설해 참가자를 울리는 모습으로 이름을 알렸다. 참가자가 만든 음식을 먹지도 않고 버리는 모습이나 수만 가지 ‘쓴말’이 담긴 냉소적인 눈빛은 그에게 독설가라는 유명세를 안겼고 “앞치마를 벗고 키친을 떠나주세요”라는 살벌한 유행어까지 남긴 것.
이후 각종 예능 프로에서 침착한 말투로 언제나 정갈한 모습을 보이면서 ‘셰프는 까칠하다’는 편견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KBS 2TV '1박2일' 등 지상파 인기 예능이 그를 섭외하게 만든 배경 가운데 하나다. 열혈 의지로 요리대결을 펼치는가 하면 반전 몸 개그를 선보인 강레오의 예능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으니까 당연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 유명인으로 자리잡은 그가 독설의 대상과 한계를 확실히 구분하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대중의 인기란 단숨에 오르고 한방에 훅 간다는 사실을 이번 논란으로 깨닫지 않았을까 싶다.
엔터테인먼트국장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