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활동이 뜸하다 해도 이효리는 이효리다.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다시피 했던 톱스타. 그가 일순간에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도의 한적한 마을의 ‘소길댁’이 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테다. 궁금해했던 대중도 대중이지만 본인도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동안 꾸준히 블로그로 자신의 전원생활을 소개했던 것을 보면.
이효리는 지난 2013년 결혼 후 신접살림을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에 차린 후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삶을 시작했다. 톱스타의 평범한 삶은 사실 ‘평범한 일’이 아니다. 이에 그가 블로그를 통해 전하는 일상은 매일 같이 기사화 돼 포탈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고, 그러는 사이 관심을 더욱 커져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편한 일들이 발생했다. 그가 꿈꿨던 제주도의 전원생활 속으로 팬들이 들어온 것. 결국 이효리는 블로그에 고충을 호소했다. “친애하는 제주 관광객 여러분들. 죄송하지만 저희 집은 관광 코스가 아닙니다”라며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경보음으로 저희 가족 모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 많으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꾸벅. 소길댁 올림”이라고 적었다.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본인이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근황을 전하면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MBC ‘무한도전’에 이효리의 집이 한차례 방송을 타면서 방문객이 더욱 늘기도 했다.
지난달 이효리는 자신이 운영하던 블로그 '소길댁 블로그'에 게재됐던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이효리는 지난 5월 '소길댁'이라는 닉네임으로 네이버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지 1년 만이다. 애초에 예고한 일이기는 했다. 지난해 10월 블로그를 통해 “소길댁 블로그를 딱 1년만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언급한 바다.
그렇게 이효리는 소통의 창을 닫고, 드디어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비밀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중 26일 한 여성지가 ‘이효리가 그토록 추구하던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어 집을 내놓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효리는 더이상 사생활을 침범당하고 싶지 않아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서울행은 아니고, 제주도 조천읍 어딘가 부지를 알아보며 새 집 장만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효리 측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집을 내놓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이 집에서 쭉 살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효리는 진짜 ‘소길댁’이 될 수 있을까. 연예활동에 대한 마음이 없고, SNS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가능할 일이다. 본인이 진짜로 평범한 생활을 원한다면 ‘소길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가 ‘무관심’에도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전원생활을 이어갈 수 있느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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