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4', 피타입 vs 송민호…이 분위기 뭐죠?[첫방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6.27 06: 59

Mnet 래퍼서바이벌 '쇼미더머니4' 분위기가 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아이돌 래퍼 vs 언더 래퍼의 구도쯤은 이미 충분히 예상했지만, 설마 피타입과 송민호의 대결 양상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지난 26일 방송된 '쇼미더머니'(연출 이상윤 신천지) 첫 회는 7천명이라는 지원자가 몰린 1차 예선을 짧은 시간에 축약해 편집한 만큼, 시청자가 느끼는 프로그램 몰입감은 단연코 역대 최고였다.  특히 거대 팬덤이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며 '쇼미더머니4' 최대 관심사로 일찍부터 떠올랐던 '아이돌 래퍼 vs 언더 래퍼'의 잔혹 서바이벌은 막상 방송의 뚜껑을 열자 더욱 큰 파장이 예상됐다.
힙합씬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언더 래퍼들 대거 등장. 'FNC 랩 선생님' 이노베이터, 허인창, 블랙넛, 캐스퍼, 아메바컬쳐 리듬파워 지구인과 행주, 단디, 크루셜스타 등이 합격과 불합격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피타입도 이들 중 하나.

모두의 주목을 받던 15년차 래퍼 피타입은 이미 2NE1 씨엘의 랩 선생님이라는 수식어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참가자. "저격질을 하러 나왔다"는 그는 심사를 보던 에픽하이 타블로도 침을 삼킬 정도의 긴장감을 조성하더니, 압도적인 랩실력으로 합격 목걸이를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들도 그 존재를 인정하는 피타입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이런 피타입보다 더 많은 방송분량을 부여받은 이들은 역시 아이돌 래퍼들이었다. 투아이즈 다솜, 헬로비너스 라임, 글램 출신 박지연처럼 기량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못하고 우수수 탈락하며 수 초에 그친 이들도 있었지만, 실력까지 갖춘 래퍼들의 경우는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충분한 분량의 지분을 확보했다.
빅스의 라비, 세븐틴 버논, 원펀치 원 등은 당당히 합격 목걸이를 걸며 2차로 올라섰다. 마지막까지 결과가 안나온 이는 위너의 송민호와 스피드 출신이자 지코의 친형인 태운이었다. 특히 송민호의 경우엔 이미 참가 당시부터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사실만으로 시즌3 우승자 바비와 비교되며 화제선상에 올랐다.
송민호는 오프닝 영상에서부터 클로즈업된 화면에 등장했으며, 줄을 서던 순간에도 카메라가 따라붙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커다란 대포폰을 든 채 송민호를 찍어대던 팬들의 모습까지도 촘촘히 등장했다. 잊을만할 때쯤엔 일반 참가자들이 송민호를 디스하는 랩 장면을 삽입했다.
결국 마지막엔 절친으로 알려진 블락비 지코가 직접 예선 1차 심사를 하는 모습까지 등장했음은 물론, 샤이니 민호를 떠올리게 한느 초반 랩구절로도 많은 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잠시후 공개된다'던 자막은 마지막엔 '다음주에 공개'로 뒤바뀌는 마법같은 일도 벌어졌다.
이는 송민호 당사자에게도 유쾌한 일을 아닐터. 송민호는 흡사 만화 속 주인공처럼 결코 쉽지 않은 난코스를 뚫는 참가자처럼 자세하게 그려지며 '힙부심' 가득한 힙합팬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아이돌 래퍼 참가자 중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송민호가 결과적으로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의 대표격인 피타입과 경쟁선상에 오르는 결과가 도출된다. 물론 '쇼미더머니4' 제작진의 말처럼 참가 자격에는 전혀 제한이 없다. 아이돌의 특혜(다만 편집에는 영향을 끼치더라)도 아이돌의 역차별도 없다. 또한 이 예상치 못한 전개에 보는 재미가 더해지는 것도 사실.
주사위는 이미 확실하게 던져졌고, '쇼미더머니4'는 첫발을 내디뎠다. 이제 앞으로 우릴 덮칠 충격적인 결과물과 Mnet표 '악마의 편집'이 우리 앞에 잠복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맞은 '쇼미더머니'라지만, 여전히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는 좀처럼 적응되지 않을 듯 싶다. 또한 전쟁에서 살아남아 최종 무대에 남겨질 우승자가 누가 될지, 역시나 궁금하다.
gato@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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