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철통보안? ‘복면’ 되는데 ‘무도’ 왜 안될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27 11: 31

‘무한도전’에게 있어서 철통보안은 절대 이뤄질 수 없는 헛헛한 꿈일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가요제 첫 삽을 뜬 가운데, 제작진이 그토록 바라던 ‘방송을 통해 확인’하는 일이 물거품이 됐다. 바로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태양, 아이유, 밴드 혁오가 가요제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방송 전에 전해졌기 때문. 이미 첫 녹화를 했던 까닭에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제작진으로서는 허탈한 일일 터다. 10주년을 맞은 이 프로그램은 언제나 ‘스포일러’와의 전쟁을 펼쳤지만 상당수 실패했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무한도전’ 제작진은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녹화에 출연자와 제작진을 제외하고 출입을 금했다. 보통 녹화장에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 등이 들락거리는 다른 촬영장과 다른 분위기인 것. 언제나 방송 전 네티즌 혹은 기자를 통해 먼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꺼려하는 ‘무한도전’의 철통보안 방책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함구령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멤버들과 매니저들에게 철저하게 비밀을 지켜 비교적 보안이 지켜진 ‘해외 극한 알바’ 특집의 경우 해외 현지 네티즌에게 딱 걸려 한국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꽁꽁 싸매뒀다가 방송으로 ‘빵’ 터뜨려 재미를 높이려는 것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의 공통적인 바람. 모르고 방송을 통해 봤을 때 반전과 묘미를 기억하는 시청자들 역시 사전 정보에 대한 반감이 있다. 특히 고정 시청자들이 웬만한 아이돌그룹 팬들보다 독하고 충성도가 높은 ‘무한도전’은 ‘스포일러’에 대한 반발이 세다.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자가 일부 공개된 후 댓글에 기자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부의 격한 네티즌은 법적대응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그럼에도 정보를 알려고 하는 자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자가 존재하는 한, 정보를 막으려는 자의 노력이 지켜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이 같은 ‘스포일러와의 전쟁’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일밤-복면가왕’이다. 일단 ‘복면가왕’에는 일반인 청중 평가단이 있는데 제작진의 방송 전에 정보를 발설하지 말아달라는 신신당부를 잘 지키고 있다.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불러 그 가수가 누구인지 맞히는 재미가 있는 까닭에 복면 속 가수가 누구인지 공개되는 순간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산산조각난다. 이 프로그램 역시 정보를 알려는 자와 제공하려는 자는 존재하지만 사실 확인이 된 기사를 통해 만천하에 알려지진 않는다. 정보 발설은 프로그램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는 암묵적인 수긍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무한도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쏟아지는 게 철통보안을 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은 아닐 터다. 그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 이 프로그램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끼치는 영향력이 세기 때문에 번번이 함구령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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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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