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영남이 ‘여왕의 꽃’에서 욕받이를 자처하는 ‘미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독기가 뚝뚝 묻어나는 최혜진을 연기하며 ‘못된 악녀’의 결정판을 표현하면서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뽐내는 중이다.
장영남은 현재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김미숙, 김성령과 함께 독한 악녀 3인방을 연기하고 있다. 김성령이 연기하는 레나정이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워할 수 없는 악녀라면, 김미숙이 연기하는 마희라와 장영남이 연기하는 혜진은 이유가 없는 못된 악녀다.
특히 장영남은 이 드라마의 갈등의 중심에 있는데, 이 명품 배우의 소름 끼치는 악녀 연기는 시청자들을 어지간히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여왕의 꽃’ 31회는 강이솔(이성경 분)이 자신의 남편 서인철(이형철 분)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혜진이 폭주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혜진은 인철과 이솔의 관계를 알게 된 후 이솔에게 분풀이를 하고 막말을 쏟아부었다.
자신의 남편이 결혼 전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화가 나는데, 그 존재가 딸 서유라(고우리 분)와 악연이 있었던 이솔이라는 것에 이성을 잃었다. 그동안 이솔을 어지간히 괴롭히고 희라를 도와 레나를 괴롭혔던 혜진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후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눈빛에 담긴 악독한 기운, 그리고 쏘아붙이는 말투는 혜진의 악녀 기질을 단번에 느끼게 했다.
장영남은 이 드라마에서 갖은 모략과 술수를 부리는 혜진을 지독히도 못되게 표현하는 중이다. 연기력이야 두 말 하면 잔소리인 이 배우는 끊임 없이 갈등이 펼쳐지는 전개에서 악랄하고 섬뜩한 분위기의 혜진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혜진이 벌이는 악행에 자꾸만 놀라게 될 수밖에 없다.
장영남이 다작을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안방극장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선한 인물로 시청자들을 울릴 때도, 악한 인물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할 때도 전작의 역할이 겹쳐지지 않을 정도로 팔색조 배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가 자신이 버린 딸과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반환점을 돈 이 드라마는 이솔의 출생의 비밀이 점차 공개되며 인물들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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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