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네멋대로 해라', 패션 예능도 웃길 수 있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6.28 07: 03

스타들의 공항 패션, 출근길 패션이 화제를 모으는 건, 스타들의 실제 패션 감각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스타일리스트가 한껏 차려준 옷이 아니라, 협찬 때문에 억지로 착용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스타의 실제 센스를 알고 싶은 심리가 이같은 '비공식' 옷차림을 공식 스타일링보다 더 핫하게 만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파일럿 예능 '네 멋대로 해라'는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실험이었다. 스타들의 실제 옷장을 공개하고, 실제 소유한 옷만을 갖고 각 미션에 맞는 옷차림을 연출해야 하는 포맷. 화려한 스타라고는 하나 딱히 별 것 없는 옷장에서 친근함을 느끼고, 옷장 앞에서 한동안 방황하는 스타들의 모습에서 공감도 높일 수 있었다.

자신의 옷장에서 옷을 가져오고, 이를 소재로 미션을 치르는 방식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패션 버전이라 할 만했다.
요리에 비해 패션은 '덜' 대중적인 코드이긴 하지만, 패션 테러리스트에 경악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성시경의 충격적인 잠옷 반바지, 문희준의 주인 빼고 다 어울리는 고급 무스탕, 택연의 깔끔한 셔츠와 강남의 4차원 블루 패션까지, 이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이날 방송에서 주어진 미션은 총 세가지. 첫사랑을 만나는 동창회, 집 앞으로 찾아온 첫사랑을 만나러 나갈 때, 첫사랑의 결혼식에 갈 때였다.
보통 사람도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 스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창회 미션에서 성시경은 편한 맨투맨 티셔츠, 문희준은 떡볶이 코트, 강남은 수영복 차림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성시경은 집 앞 옷차림에서 평소 센스를 들키고 말았다. 성시경은 후줄근한 반바지를 선보인 후 "나는 삐뚤어진 마음에, 격식을 차리지 않고 이런 차림으로 나가는 게 무슨 문제인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희준은 비싼 무스탕 옷차림을 선보였으나 주인만 빼고 모두가 어울리는 신기한 상황을 연출했다. 택연은 박시한 티셔츠에 귀여운 반바지로 또 한번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강남은 동물 잠옷으로 '역시 강남 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이들의 조합은 웃음이 터지지 않기 어려웠다. 평소 패션 센스가 워낙 없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 정규 방송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특이한 센스의 연예인을 섭외해야 할텐데, 이게 과연 가능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패션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고 스타들에 대한 호기심까지 해결하는 꽤 괜찮은 포맷의 탄생이라 할만했다.
rinny@osen.co.kr
'네 멋대로 해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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