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사시’, 원조 로코 여신 하지원을 사랑하는 시간 [첫방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28 07: 03

배우 하지원이 5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 속 밝은 캐릭터로 돌아왔다. 2010년 SBS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 역으로 열풍을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현실에 존재할 법한 30대 여자 오하나로 변신했다. 지난 5년간 다양한 캐릭터 변신을 꾀하느라 잠시 거리를 뒀던 사랑스러운 여자로 돌아왔다. 원조 로맨틱 코미디 여신의 귀환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은 대만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17년간 친구 사이로 지낸 두 남녀가 성장통을 겪으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밝은 사랑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인 이 드라마는 첫 방송에서 이진욱이 연기하는 최원과 하지원이 연기하는 오하나의 깊은 인연을 전면에 배치하며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여자 사람 친구’, ‘남자 사람 친구’ 관계를 다뤘다.
두 사람은 말끝마다 친구라고 강조하는 사이. 남녀 사이에 우정은 없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의 믿지 못하는 시선 속에 두 사람은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남녀 관계를 유지했다. 완벽한 프로를 꿈꾸나 현실은 지옥인 하나, 하나를 따뜻하게 감싸는 남자이자 친구인 원이의 관계는 많은 여자 시청자들이 꿈꾸는 로망이기도 했다. 잘생긴 남자인 친구의 존재를 바라는 여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드라마였다.

‘너를 사랑한 시간’이 이 같은 설레는 로망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은 하지원의 힘이 컸다. 이 드라마 역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특성인 남녀 주인공에 비중이 ‘몰빵’ 됐는데 하지원은 사랑하고 싶은 여자, 사랑받고 싶은 여자를 모두 연기했다. 하지원은 귀여우면 주책인 30대 나이의 여자를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밝고 통통 튀는 낙관적인 성격의 하나로 옷을 갈아입은 그는 첫 방송부터 연기 변신을 자연스럽게 했다. 전작인 MBC ‘기황후’에서 선과 악을 오고가던 연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던 그는 힘을 뺀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로 완벽하게 분했다.
사실 하지원은 장르의 구분이 없는 몇 안 되는 여배우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다모’와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절절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고, ‘황진이’에서는 고난스러운 여성상을 연기하며 흡인력 있는 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그를 로맨틱 코미디 여신으로 올려놓은 ‘시크릿가든’에서는 털털하면서 사랑스러운 라임을 연기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더킹 투하츠’와 ‘기황후’에서는 색채가 뚜렷한 캐릭터로 다시금 변신을 시도했다. 어떤 장르든, 어떤 배역이든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인 터라 굳이 ‘연기 변신’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드라마 출연 전 5년 만에 발랄한 캐릭터로 돌아오는 까닭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기대됐다. 5년이라는 시간은 하지원이 밝고 가벼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을 쉽게 상상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반가움이 더했다. 베일을 벗은 ‘너를 사랑한 시간’은 마냥 귀엽진 않아도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지원이라는 배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시간이 됐다.
한편 '너를 사랑한 시간'은 첫 방송에서 친구인 남녀 사이의 친근하면서도 설레는 관계가 흥미를 자극하며 보고 싶은 로맨틱 코미디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jmpyo@osen.co.kr
‘너를 사랑한 시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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