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이 장난이냐'란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진짜 전하고 싶던 건 식상한, 혹은 익숙한 사람도 다시보자가 아닐까.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로맨스가 필요한 지인들을 연결하는 '로맨스가 필요해' 특집으로 꾸며졌다.
'무한도전'이 꺼낸 카드는 한 마디로 식상했다. 김제동, 지상렬, 김영철, 그리고 송은이, 김숙, 신봉선. 시청자들에게 당사자들에게나 식상하고 진부한 출연진이었다. 잘 차려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에 온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안 순간 크게 낙담했다.
몇몇은 현장을 이탈하고자 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신봉선은 "이미 전화번호 다 있는 사람들"이라 외쳤으며, 지상렬은 "한 마디로 지금 다 같이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사이"라 설명, 씁쓸함 속 폭소를 안겼다.
그러나 유재석은 "그래도 자꾸 웃음꽃이 피고 있다"라며 그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가능성을 위해 노력했다. 분위기가 바뀌기시작한 건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면서 부터다.
지상렬은 여성들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송은이의 인격을 칭찬했고, 신봉선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같이 산다면 김제동이 제일 의지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숙은 같은 질문에 지상렬을 지목하며 "상남자이지만 쑥스러움이 많다"라고 상대방에 대해 보다 깊이 알고 있음을 드러냈다. 게스트들은 머리 쓰다듬기, 손잡기, 백허그 등 이성의 스킨십이 있을 때 심박수까지 체크하며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결과는 일단 부정적. 다들 눈을 감은 사이, 추후에도 핑크빛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의사가 있는 사람은 자리에 남기로 했지만 지상렬만 남고는 모두 나가버렸다. 지상렬은 "그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자리다"라고 말하며 소개팅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던 터다.
지상렬이 특유의 애드리브와 진지성으로 이날 방송을 살렸지만 이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감을 보내는 반응도 상당했다. "민폐 특집", "소개팅 프로젝트에 저런 식상한 게스트들이 나오면 내가 당사자라도 힘 빠질 듯",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 등이 부정적인 반응의 일부다.
그러나 바꿔보자면 그 식상함에서 새로운 것을 찾자는 게 이날 프로의 진짜 핵심이 아닐까. 시청자들만 하더라도 김영철이 한 순간 '슈퍼파월'로 다시 보였고, 하드캐리로 이날 방송을 살린 지상렬이 새삼 멋있게보일 만 했다. 항상 가까이에 봐 와서 익숙한 누군가를 새롭게 보는 방법은 아예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것에 있다.
이는 이날 방송 앞부분에 등장한 멤버 광희(제국의아이들)와 유이(애프터스쿨)의 만남과도 일맥상통한다. 친구인 이들은 처음으로 같이 식사를 하며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유이는 광희에게 "넌 전부 장난 같았다"라고 말했고, 광희는 "자신이 없었다"라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살짝이나마 서로를 좀 더 알아가게 됐다. '재발견'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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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