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은이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에서 상대역 송창의와 연인의 애틋한 감정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이제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이 최근 열애를 인정해 몰입도를 한층 방해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연기에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걸까. 열애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의 멜로 연기가 힘을 잃었다는 평가다.
김정은은 '여자를 울려'에서 강력반 여형사 출신으로, 학교 앞에서 밥집을 운영하는 정덕인 역을 맡았다. 남편(인교진 분)과 이혼했지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착한 여자. 그는 밥집을 운영하면서 만난 교사 강진우(송창의 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둘 다 결혼 생활에서 한 번의 아픔을 겪었기에 서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사랑을 키워왔다. 시청자들은 "김정은 송창의 신 볼 때마다 정말 좋다" "둘이 만나는 부분 재미있다"며 호응을 보내왔다. 이제 두 사람의 로맨스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 것은 분명하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여자를 울려' 21회는 가족들의 반대로 인해 정덕인과 강진우가 헤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인은 밥집의 창 밖을 바라보며 진우가 지나가길 기다렸고, 그 역시 뒤에 숨어서 덕인의 퇴근길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김정은이 슬픈 눈빛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에 담긴 감정을 표현했고, 여주인공의 복합적인 감성을 선사했는데 더 이상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드라마 속 배우들의 로맨스 연기를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여겼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그들이 연기를 실제 감정으로까지 잇는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김정은과 송창의가 만나는 애정신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설렜었다. 덕인과 진우를 연기하는 김정은과 송창의의 호흡이 빛난다는 소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 김정은이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손에는 '남자친구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4일 오전 김정은의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김정은의 소속사 측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이 현재 상대방을 알아가며 좋은 친구이자 연인으로 조심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드라마 촬영에 임하고 있으니 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열애 사실을 밝혔다.
김정은의 남자친구는 외국계 금융사에서 근무하는 동갑내기 재미교포. 두 사람이 3년째 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여자를 울려'의 빠듯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 남자친구의 집을 찾아 심야 데이트를 즐긴다는 것. 본인의 개인적 사생활을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여자를 울려' 강진우를 향한 정덕인의 진정성은 이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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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