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김학순 감독, 김무열 진국 이현우 주연)이 개봉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00만 고지를 돌파한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연평해전'은 지난 27일 하루 동안 전국 43만 7,18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99만 8,443명. 지난 24일 개봉한 '연평해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를 가뿐히 넘고 개봉 당일부터 흥행 정상을 지키고 있다.
'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실제로 발생했던 제2연평해전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희생됐던 대원들의 전우애와 그들의 가족 이야기를 다뤘다. 한국영화 흥행에 본격 불을 지핀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을 짚어봤다.
# 스크린 바깥에서 더 난리?
메가폰을 잡은 김학순 감독은 이 영화에대해 "정치적인 해석-의도를 가지고 접근하지 않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밝혔지만 스크린 밖에서 더 '난리'인 것이 이 '연평해전'이다.
사실 개봉 전부터 영화는 네티즌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지를 지니고 있었다. 극 중 희생된 대원의 유가족이 물끄러미 TV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대통령의 월드컵 관람차 일본 방문 뉴스가 흘러나가는 것이 그 대목. 시나리오에서는 없던 장면으로 알려진 이 장면을 김학순 감독이 일부러 넣은 것과 같은 장면이 이념 논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비슷한 사례의 영화는 지난 해 12월 개봉해 1000만 돌파를 이룬 '국제시장'이다.
정치권의 관심도 영화의 화제몰이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평해전' 관람 소감을 게시했다. 이 뿐 아니라 실제로 정치인들이 앞다퉈 이 영화를 언급하고 있고, 국회에서 시사를 갖기도 했다. 연평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가 정치적 배경을 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치권이 영화를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 6월, 특수한 달
물론 노리고 개봉을 한 것이겠지만, 6월이란 달의 특수성이 이 영화 흥행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는 것으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 더욱이 올해는 6.25전쟁 65주년을 맞았고, 29일은 연평해전 13주기이다.
이런 6월의 분위기에 맞춰 '연평해전'의 애국심 마케팅 역시 통한 것으로 본다. 제 2연평해전이라는 실제 사건을 다룬 '연평해전'은 당시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장병들의 이야기로 저절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로 인해 이 영화를 사이즈 작은 '국제시장'과 '명량'의 조합이라 하기도 한다.
# 드디어 볼 만한 한국영화가 나왔다?
사실 메르스 공포는 변명이 되지 못했다. 외화의 기세에 눌린 한국영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는 콘텐츠 탓이 컸다. '극비수사'에 이어 등장한 '연평해전'은 그런 와중에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데, 작품성을 떠나 소재만 보더라도 '외화가 하지 못하는 한국영화'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 특수성이, 잘 만든 새로운 한국영화에 대한 목마름을 지니고 있던 관객에게 통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알 만한 사람들은 '연평해전'이 힘겹게 나온 영화란 사실을 알고 있다. 투자배급사가 바뀌고 제작이 중단되는 등 힘겹게 제작됐다. NEW가 새롭게 투자하기로 결정되며 기존 촬영분을 버리고, 배우들을 새롭게 꾸려 다시 시작했던 바다. '숱한 위기를 넘고 탄생한 한국영화'라는 프리미엄 아닌 프리미엄이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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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