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기적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콘크리트 바닥이었던 옥상에 텃밭이 생기더니 이번에는 논이 생겼다. 쌈 채소를 재배했던 옥상에서 벼농사를 시작했다. 옥상에 논을 만들어 모내기를 하고 쌀을 수확하고 싶다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27일 KBS 2TV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에서는 여섯 농부들이 옥상에 논을 만드는 모습이 방송됐다. 최현석 셰프가 지난 1회부터 논을 만들어 벼를 수확하고 싶다고 주장했던 바람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다양한 쌈 채소를 심던 것과는 비교도 안됐다. 크레인으로 흙을 깔고, 그 위해 논흙을 깔고 물을 뿌렸다. 논흙은 쟁기로 돌을 긁어내고 발로 밟아 땅을 고르게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트랙터로 하던 일을 옥상 텃밭에선 멤버들이 발과 손으로 하나하나 다 골라내야 했다. 맨발로 물을 먹은 흙을 밟다가 최현석 셰프가 발을 다치기도 했다. 모내기를 하면서 내내 허리를 굽히고 있어야 했던 최현석은 근육이 놀라 한동안 누워있기도 했다.
아무 것도 없던 옥상을 도심 텃밭으로 만든 지 1주일 만에 멤버들은 농부가 다 됐다. 텃밭에 모종을 심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손이 빨라졌고, 요령이 생겼고,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됐다. 작업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다. 논흙을 깔기 전 베이스로 깐 흙을 순식간에 정돈했다. 크레인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특히 모종심기 '최약체' 박성광은 형들을 진두지휘 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성장한 모습으로 흐믓한 미소를 띄게 했다.
직접 만든 논에 모내기를 하는 과정을 통해 멤버들은 농부들의 값진 땀에 대한 고마움을 깨달았다. 누군가의 땀과 노력, 고통으로 거둔 수확으로 맛있는 밥을 먹게 된다는 것에 새삼 감사해 하며 세상 모든 ‘농사의 신’들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더불어 수확의 맛도 함께 느끼게 하며 직접 키워 만들어 먹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창욱과 박성광은 멤버들이 논을 손질하는 사이 직접 만든 채소를 넣은 샌드위치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 모습을 통해 직접 재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도심 옥상에 논 농사가 이뤄지다니. 여섯 멤버들이 일렬로 허리를 숙여 모를 심는 광경은 경이로운 기적이었다. 도심 건물의 옥상에서 벼를 수확해보고 싶다는 무모한 꿈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섣불리 시도해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최현석 셰프의 간절함과, 그 마음을 믿고 함께 노력하며 도와준 멤버들 덕분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게 될까?' 하던 것들도 간절함과 노력 그리고 믿음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걸 일깨워줬다.
옥상의 기적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모내기 정말 깜놀! 저게 가능하다니 나중이 기대된다”, “논성애자 최현석 셰프가 탈진할 정도라니 정말 힘든가 보다”, “우리집 옥상도 만들어주세요”, “정창욱 셰프 요리 맛보고 싶네요” 등의 글을 올리며 여섯 농부들을 응원했다.
이날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2.9%를 기록했다.
jykwon@osen.co.kr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