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소개팅 망했어도 지상렬은 건졌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6.28 11: 07

그래도 지상렬은 건졌다.
소개팅은 '망'했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이 가까이에 있던 사람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지상렬 얘기다.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로맨스가 필요한 지인들을 연결하는 '로맨스가 필요해' 특집으로 꾸며졌다.

'무한도전'이 꺼낸 카드는 한 마디로 식상했다. 김제동, 지상렬, 김영철, 그리고 송은이, 김숙, 신봉선. 시청자들에게나 당사자들에게나 식상하고 진부한 출연진이었다. 잘 차려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에 온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안 순간 크게 낙담했고 몇몇은 현장을 이탈하고자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출연진 중 최고 연장자 지상렬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그는 이날 초반의 식상함을 벗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그의 필살기는 특유의 언어개그. 때로는 거칠지만 그 은유, 비유, 표현력이 뛰어나 놀라움을 자아내는 기술적인 화법이다. 지상렬은 역시 이날 이런 개그로 분위기를 살렸다.
제작진이 이날 자리에서 만나 결혼을 하면 결혼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말을 하자 "그럴바에는 그냥 남의 집 돈을 훔치는 게 낫다. 그렇게 살 바에는 수갑을 차는 게 낫다는 거다"라며 "나라에서 공짜로 주는 꽁보리밥을 먹겠다. 인테리어가 쇠로 돼 있고"라고 격하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름도 없이 번호로 5286으로 불리겠다"라는 애드리브를 덧붙였다.
더불어 여자 게스트들과의 사이에 대해 "한 마디로 지금 다 같이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사이"라고 씁쓸하지만 재치있는 비유를 했고, 옛 연인인 옥산나와 헤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돼지껍데기만 먹여서"라며 개인적인 연애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헤어진 그녀에게 영상편지까지 띄웠다.
유재석은 이날 "그래도 자꾸 웃음꽃이 피고 있다"라며 그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가능성을 위해 노력했는데, 상당부분 지상렬이 웃음의 지분을 담당한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이에 그치지않고 웃음을 넘어 진지한 분위기로 이끈 것도 지상렬이다. 지상렬은 여성들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송은이의 인격을 칭찬하며 상대 남성을 더 잘 되게 할 여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자리다"라고 말하며 소개팅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여자들 쪽에서도 진지한 발언들이 나왔다. 신봉선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같이 산다면 김제동이 제일 의지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숙은 같은 질문에 지상렬을 지목하며 "상남자이지만 쑥스러움이 많다"라고 상대방에 대해 보다 깊이 알고 있음을 드러냈다.
 
폭소, 진지를 넘어 지상렬이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애잔함이다. 추후에도 핑크빛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의사가 있는 사람은 자리에 남기로 했지만 지상렬만 남고는 모두 나가버렸다. 이날 하드캐리한 지상렬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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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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