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여자를 울려’ 하희라, 이다인 마음에 안 들죠?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6.29 07: 00

‘여자를 울려’ 하희라의 악녀 본색이 여름밤 안방극장을 서늘하게 한다. 하희라는 자신과 꼭 닮은 이다인의 정체를 한눈에 파악하고, 그를 자신의 아들 곁에서 떨어뜨려놓기 위해 막말도 서슴지 않으며 그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고 있다. 일종의 동족 혐오 양상을 보이는 하희라의 분노 연기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해 극에 흥미를 더한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는 은수(하희라 분)에게 대화를 요청한 박효정(이다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서(천둥 분)와 결혼하려는 효정은 은수에게 단단히 미움을 받는 상황. 은수는 아픈 아들 곁에 가진 것 없는 효정이 다가오자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생각해 그를 밀어내려 발버둥치고 있다. 때문에 은수는 효정의 성의를 모조리 무시하고 짓밟는 악행을 일삼고 있다.
이에 효정은 “내가 어디가 그렇게 밉냐”고 물었고 은수는 “스스로 생각하기엔 어디가 못마땅할 거 같아? 뼛속까지 건방지다. 어디 면전에 대고 어디가 마음에 안 드냐고 물어봐?”라고 화냈다. 효정은 “저 같은 애를 의지해서 어떻게든 건강해지려고 하는 현서 씨가 애틋해서 곁에 있기로 한 거다”고 말했지만, “불쌍해서? 박효정 씨 다니는 병원은 현서보다 불쌍한 환자 없어? 넌 네 자신도 속이니? 정말 재수없구나, 너”라며 돈을 노리고 다가온 그에게 거룩한 척 말라고 비난했다. 효정은 “전 사모님이 무섭습니다”라고 말했고 은수는 “그러면 떨어져나가”라며 “병든 자식 데리고 유세 작작 부려라 이거냐”고 소리쳤다.

은수는 현서를 임신한 상태에서 남편이 죽자 홀로 시댁에 입성한 인물. 그는 신분상승을 위해 잘 때조차 타고난 머리를 비상하게 굴리고 시동생 진명(오대규 분)의 마음까지 이용해 여태까지 맏며느리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사악한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중. 효정 또한 남자친구와 계획을 세워 돈을 노리고 현서에게 다가왔기 때문에, 은수는 본능적으로 효정의 정체를 간파하며 자신을 비난하는 현서에게 “쟤, 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굳세게 버틸 거다. 원래 저런 애들이 남자 앞에서만 연약한 척하지, 먹을 거 있다 싶으면 절대로 안 떨어져나가”라고 자기소개 하는 모습으로 현서와 시청자를 질리게 한 바 있다.
은수는 이처럼 자신의 추악한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은 효정이 치가 떨리게 싫은 존재인 것. 특히 하희라는 도도한 품격을 보여주는 착하고 고상한 외모 뒤에 숨긴 천박한 표정을 시시각각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몰입도를 발휘하고 있어, 궁지에 몰린 은수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여자를 울려'는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으로 직장도 그만두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서 간이식당을 하면서 아들의 기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덕인이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실체들과 힘겨운 용서의 과정을 거쳐 치유해가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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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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