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은 오디션을 본 것 같아요. 그런데 1년 반 정도 계속 떨어졌어요.” 배우를 꿈꾸고 있는 조재현 딸 혜정이의 고백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작 명배우인 아빠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 아빠에게 혹여나 폐가되고 부담이 될까봐 숨겨왔던 모양이다.
그의 고민을 들은 이경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혜정이는 영혼이 맑은 아이다. 말투는 어린 아이 같은데 속은 깊다”며 “예림이나 다은이, 윤경이는 사회생활을 안 해봤다. 혜정이는 오디션에서도도 떨어져 보고,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하며 그를 이해했다.
이경규의 말처럼, 그간 혜정이가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보여준 모습은 속 깊은 딸이었다. 애교가 많고 늘 밝은 모습 때문에 어린 아이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알고 가족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딸이다. 자신이 꿈꾸는 ‘배우’라는 직업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다.
혜정이는 지난 28일 방송된 SBS 관찰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를 부탁해’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이날 네 부녀는 제주도로 ‘텔레파시 여행’을 떠났다. 세 번째 텔레파시 미션은 ‘아빠의 여행스타일을 찾아라’였고, 혜정이는 이경규와 ‘건강 여행’을 떠나게 됐다. 평소 이경규의 팬이었던 혜정이는 그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오디션을 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다.
아버지가 연기력을 인정받는 유명 배우라는 것은 사실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늘 ‘조재현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고, 남들보다 더욱 높은 평가의 잣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할 것이 분명하다.
이 프로그램이 기획됐을 당시에도 혜정이는 많은 이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 배우 지망생의 띄워주기식 방송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런 시선을 돌리고 시청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것은 오롯이 혜정이의 힘이다.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과 올곧은 인성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으며 호감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조재현 부녀는 사실 ‘아빠를 부탁해’의 상징적인 팀이다. 방송초반 거의 대화 없이 어색하게 지내던 두 사람은 지금은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같은 사이가 됐다. 비록 조재현이 속마음을 모두 다 표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화면만 봐도 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이에 혜정이도 꽤나 만족스러워한다. 이날 방송에서도 혜정이는 아빠와 함께 식사하게 된 것에 대해 뛸 듯이 기뻐하며 “아빠가 정말 편해졌다”고 밝힌 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부녀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많은 호평과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혜정이의 배우 데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제 다음은 혜정이의 노력에 달렸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다양한 오디션에서 탈락하면서도 포기 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한편 '아빠를 부탁해'는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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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