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진의 악행이 점입가경이다. 자신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거짓말에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하려 한다. 품위있었던 양반이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 드라마가 끝날 때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할까.
KBS 주말극 ‘파랑새의 집’은 과거 태수(천호진)가 자신의 동업자를 배신하고 돈을 빼돌리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태수는 그 돈으로 건실한 기업의 사주가 됐고, 하필 자신이 배신한 동업자의 아들이 자신의 회사에 입사한다.
태수는 지완(이준혁)이 과거 자신이 배신한 친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죄책감에 잘해주려 애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비밀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했다. 결국 최근 지완은 과거 아버지 유품에서 장부 하나를 발견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 과정에서 태수의 악행을 모두 알게된다.
지완은 심증이 있어서 태수를 찾아가지만, 태수는 끝내 발뺌을 하고, 오히려 그간 자신이 베푼 호의를 무시한다고 호통을 친다.
28일 방송에서도 그의 오리발은 계속 됐다. 태수의 악행을 알고 있는 정애(김혜선)는 약점을 이용해 태수를 협박하지만, 태수 역시 정애의 약점을 붙들고 거짓말을 시킨다. 정애에게 자신의 악행을 다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것. 지완은 정애를 찾아가 과거일을 듣고자 하지만, 정애는 태수가 시킨대로 자신이 돈을 모두 빼돌렸다고 거짓말을 한다.
정애의 말을 믿지 않았던 지완은 태수를 찾아가고, 태수는 “돈이 필요하면 정중하게 부탁하라. 이런 야비한 방법을 쓰지 말고..”라며 오히려 지완을 염치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재철(정원중)이 태후 산업(지완의 아버지와 태수가 동업했던 회사)과 관련된 장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태수는 지완보다 앞서 재철을 찾아가 그 장부를 손에 넣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 회사의 사주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권모술수와 거짓말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태수. 그 뻔뻔함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완이 명백한 증거를 들이내밀어도 자신의 짓이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 태세다. 태수의 개과천선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이 될까. 주말극이나 일일극에는 왜 꼭 이런 막장 캐릭터가 있는 걸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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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