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가왕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를 무너뜨릴 새로운 왕이 탄생할 수 있을까.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부르는 듀엣곡대로, 얼굴 공개를 앞두고 궁금증을 자극하며 부르는 솔로곡대로 도전자들은 모두 훌륭했다. 자꾸만 이들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에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을 정도였다.
8명 모두 가창력이 보장된 만큼 충분히 클레오파트라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안심하고 즐길 만큼 만만한 도전자들이 아니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은 7대 가왕을 향한 복면가수 8인의 노래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목소리 덕분에 한시도 눈과 귀를 떼기 어려웠다.
이날 특히 가수들이 복면을 벗어젖히며 충격을 배가시켰다. 뒤돌아선 그들이 복면을 벗고 카메라를 향할 때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박수와 호응이 이어졌다.
소녀감성 우체통과 회식의 신 탬버린이 포문을 열었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을 선곡한 두 사람은 스튜디오 안을 흥으로 채웠다. 막상막하였지만 탬버린이 한 표 차이로 패해 결국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다름 아닌 개그맨 고명환. 그는 '복면가왕' 출연에 대한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1라운드 2조인 오필승코리아와 일타쌍피 알까기맨은 김범수의 '끝사랑'을 부르며 능숙한 바이브레이션 실력을 자랑했다. 3표 차이로 패배한 알까기맨이 이소라의 '기억해줘'를 부르며 복면을 벗었다. 그는 가수 이기찬으로 드러났다. 오랜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반가운 얼굴이었다.
3조인 장래희망 칼퇴근과 저양반인삼이구먼이 성시경 권진아의 '잊지 말기로 해'를 불렀다. 두 사람은 화음을 넣으며 연인의 애틋한 감성을 표현했다. 그러나 칼퇴근이 9표 차이로 승리하면서 인삼이 얼굴 공개를 앞뒀다. 칼퇴근의 정체가 궁금증을 자극했지만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면서 알 수 없게 됐다. 걸쭉한 목소리를 자랑하던 인삼은 그룹 다이나믹듀오의 래퍼 개코. 출중한 랩 실력에 이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내칼을 받아라 낭만자객과 사모님은 쇼핑중이 한영애의 '누구없소'로 마지막 무대를 꾸몄다. 두 사람의 굵직하고 힘 있는 목소리가 청중을 사로잡았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듯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낭만자객이 25표 차로 이겨 사모님이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뮤지컬배우 출신 문희경이었다. 끝까지 반전의 재미를 안겼다. 노래를 듣는 즐거움과 복면 뒤에 숨은 스타의 얼굴을 보는 재미가 날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문제는 이 4명 가운데 클레오파트라의 독재를 무너뜨릴 사람이 나올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이날 "많이 덤덤해졌다. 이젠 이 자리가 내 자리 같다"라고 가왕의 심경을 전했다.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부담감 속에서도 여유와 위트를 잃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었다. 다음주 공개되는 2라운드에서 클레오파트라가 4연승을 차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가수가 1승을 달성하게 될지 결과에 대한 열기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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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