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돈스파이크는 왠지 '볼매남'(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남자) 같다.
마흔살, 115kg의 거구. 동네 아저씨 같은 겉모습만 보면 어딜봐서 그런 소리가 나오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게 뻔한데 주눅든 표정과 축 처진 어깨가 자꾸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연신 땀을 닦는 모습도 웃음을 배가시킨다.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그의 매력이 기대를 갖게 만든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진짜 사나이'는 멤버들이 육군 제2사단 노도부대에서 지옥의 유격 훈련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임원희 김영철 정겨운 이규한 줄리엔강 슬리피 등 기존 멤버들에 더해 돈스파이크와 인피니트 멤버 성종이 군복을 입었다.
두 사람은 멤버들보다 4개월 어린 신참. 군대라는 곳이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돈스파이크와 성종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돈스파이크는 "군대는 다녀온 적이 없어서 이번에 좋은 기회로 삼았다. 부대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역시 어리바리했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던가. 돈스파이크가 의외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작은 베레모 사이즈로 인사를 건넬 때부터 멤버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또 땀샘이 고장난 듯 연신 땀을 줄줄 흘리며 베개로 닦아내는 모습이 웃음을 터뜨렸다.
생활관에 온지 10분만에 유격장으로 향한 멤버들은 기초체력 단련을 위한 유격 체조로 군 생활의 서막을 열었다. 돈스파이크는 체조를 지옥에 비유했다. 열악한 점프력으로 원위치와 열외 대열을 8번이나 오고갔다. 그 육중한 몸으로 뒤로 취침, 앞으로 취침을 반복했고 모래바람에 고통스러워했다. 애초에 유격 체조와 맞지 않는 '몸뚱이'였다. 촘촘한 열외 스케줄이 멤버들을 괴롭혔지만 이는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줄 잡고 강 건너기 훈련에서도 업그레이드 된 정신 교육이 이어졌다. 돈스파이크가 줄 하나에 의지해 긴 강을 건널 리 만무했다. 이날 성공한 사람은 에이스 정겨운과 줄리엔강 뿐이었다. 돈스파이크에게 걷는 일도 훈련. 15m 상공 위에 펼쳐진 마법의 다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빠르게 도하했지만 이내 다리를 헛디뎌 넘어졌다.
그는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군대에 온 순간부터가 돈스파이크에겐 삶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시도해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돈 스파이크가 최약체 슬리피처럼 인간 승리 정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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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