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이 여자친구에게 희대의 사기를 당한 피해자일까, 아니면 폭행하고 아기까지 유산시킨 가해자일까.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의 진흙탕 싸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5월 김현중이 여자친구 최씨에게 전치 2주에 해당하는 폭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루한 이 막장드라마가 끝나지 않고 있다.
김현중에 대한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김현중은 보통 '무책임' '비도덕적' '실망'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반면 동정 여론도 형성됐다. 그들은 김현중을 '나쁜 여자에게 호되게 당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 관점의 어디엔가 자리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상해 폭행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던 김현중이 올 1월 벌금 500만원 판결을 받으면서 이 사건이 사실상 관심 밖으로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김현중의 여자친구 최씨가 사건을 더 크게 만든 부분이 있다. 지난 4월 그를 상대로 16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최씨 측이 주장하는 것은 지난해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해 아이가 유산됐고, 그로 인한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씨가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후)김현중에게 합의금으로 6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자친구에게 비난의 시선이 확 쏠렸다. 그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김현중을 '천하의 나쁜놈'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그 비난 여론이 양분(兩分)된 셈이다. 김현중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졌지만 진실이 미궁 속으로 빠지면서 더 복잡해졌다.
최 씨를 잘 알았던 한 연예계 관계자는 OSEN에 "(전 여자친구가)김현중을 정말 좋아했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푹 빠져 있었다. 드라마 '감격시대'를 찍을 당시 '촬영장에 따라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사이가 이렇게 돼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귀띔했다.
김현중 측은 최씨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임신과 폭행에 따른 유산 자체가 없었다고 확신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형사로는 6억원을 갈취한 특수 공갈죄를, 민사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김현중의 법률대리인 이재만 변호사는 OSEN에 "최씨가 지난해 폭행으로 유산됐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폭행에 대한 진단서, 유산에 따른 진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있다면 벌써 내놓았을 텐데 그게 없어서 거짓이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또 현재 임신한 것에 대해 "이번 소송은 지난해 폭행으로 인한 유산이 됐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전 여자친구가 김현중의 아기라고 하니까 초음파 사진을 확인하자고 하는건데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한다. 김현중과 그의 부모님은 아기가 김현중의 아이라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김현중 측 입장은 지난해 임신과 유산은 없었으며, 현재 임신 여부도 의심하고 있는 상황. 여자친구 측이 날짜와 시간, 산모의 이름이 명시된 정확한 초음파 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최씨가 지난해 5월 말과 7월 중순께 폭행을 당해 전치 6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었다며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두 달 뒤인 9월께 김현중이 현중닷컴에 사과문을 발표했고, 같은 달 최씨가 고소를 취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헤어졌었던 두 사람이 지난해 11월 재결합했고 크리스마스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올 1월 최씨는 김현중에게 전화로 두 번째로 아기를 가졌음을 알렸다.
최씨는 왜 김현중이 벌금 판결을 받고 끝난 일에 왜 다시 소송을 제기해 진흙탕 싸움을 시작한 걸까. 또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한 게 맞다면 왜 정확한 초음파 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걸까. 사랑으로 맺어진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해야 할 판에 서로에게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 이 상황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김현중은 지난 6월 19일 자대 배치를 받고 본격적인 군 생활을 시작했다. 전역 후 그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이 모든 것은 시간만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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