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유미의방’ 손담비, 도도함 쏙 빼고 제대로 망가졌다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7.01 06: 53

어딘가 차가워 보이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 이미지였던 손담비가 변했다. 바람난 남자에게 무릎을 꿇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의 새 여자친구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현실 속 30대 ‘유미’로 말이다.
손담비는 지난 30일 오후 첫 방송된 올리브TV 화요드라마 '유미의 방'에서 이 시대 모든 30대 여성들을 대표하는 인물 ‘방유미’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허당 매력을 맘껏 뽐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첫 등장은 도도했던 그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드레스룸과 오피스 겸 침실로 깔끔하게 꾸며진 방, 그리고 잡지사에서 프리랜서 에디터로 전향한 유미(손담비 분)의 모습은 능력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는 골드 미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미의 남자친구이자 보이밴드 가수인 전나백(이이경 분)이 바람난 사실을 알게된 것.

유미는 울어서 마스카라가 다 번진 채로 "겨우 사람 만들어놨더니 어떻게 내 등에 칼을 꽂냐"고 소리치며 분노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걔 삼촌이 기획사 사장이다. 걔한테 잘해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였다. 이로도 모자라 나백은 그 여자인지, 나인지 선택하라는 유미의 말에도 “나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하며 집을 나가려했다. 욕을 한 바탕 해줘서 시원찮을 상황이지만, 유미는 돌아서는 나백을 향해 무릎을 꿇고 "가지마"라며 붙잡으며 현실적인 이별 방식을 보여줬다.
헤어진 후에도 그의 굴욕은 계속됐다. "혼자가 되고 깨달았다. 여러 종류를 시켜 나눠먹는 즐거움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는 걸“이라고 독백한 유미는 나백과 함께 했던 때를 떠올리며 혼자 먹기에는 벅찬 양의 자장면을 배달시켰다. 꾸역꾸역 이를 먹던 유미는 중국집에 전화해 ”주방장이 바뀐 거냐. 예전의 그 맛이 아니다“라며 애꿎은 곳에 화풀이를 했다. 입가에는 자장 소스를 가득 묻힌 채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는 그의 모습은 현실 속 ‘이별 폐인’ 그 자체였다.
유미는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 모습을 타인에게 들키기까지 했다. 문 사이로 얼굴만 빼꼼 내놓은 채 다 먹은 자장면 그릇을 내놓던 와중, 새로 이사 온 앞집 남자 오지람(현우 분)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만 것. 그런 유미를 본 오지람은 못 볼꼴을 봤다는 듯 황급히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며 유미의 굴욕에 확인사살을 날렸다.
 
하지만 유미 수난시대의 절정은 따로 있었다. “전 남친의 SNS를 염탐하는 것만큼 찌질한 일은 없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나백으로도 모자라 그의 현재 여자친구 SNS까지 염탐하던 유미가 실수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만 것이다. 자신의 머리채를 쥐어뜯고, 소리를 질러 봐도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태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이처럼 ‘유미’ 역을 맡은 손담비는 내숭 없는 솔직한 연기로 그동안 보여 왔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전작인 KBS 2TV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엉뚱하지만 우아한 병원 원장 딸 역으로 망가지기 보단 안정적인 캐릭터를 맡았었기 때문에 이번 역할에서 보여주는 망가짐이 꽤나 인상적이다. 제목 자체도 ‘유미의 방’인 만큼 앞으로도 손담비가 극을 이끌어나가며 30대 싱글녀의 삶을 주제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첫 방송부터 망가짐을 불사했던 만큼, 또 어떤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나갈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한편 '유미의 방'은 진정한 자신의 취향과 행복을 찾으려는 싱글녀 유미의 고군분투 성장 스토리를 그린 시트콤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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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TV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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